두 번째 단계인 '2세대 시민공용자전거(2nd generation PUBs)'는 일정액의 동전을 보증금으로 맡겨 두고 자전거를 이용한 뒤 보증금을 되돌려 받는 장치를 단 자전거(Coin deposit bike)다.
이 제도를 시행하는 대표 도시가 코펜하겐이다. 코펜하겐시는 자전거 무게, 차체 형태, 사용부품 등을 일반자전거와 다르게 하여 일정 지역 안에서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자전거 구입비와 유지관리비용이 초보단계보다 많이 들기 때문에 제도 운영을 위해 자전거를 기증받고 바퀴 등에 후원단체 또는 기업 광고를 유치한다.
세 번째 단계인 '3세대 시민공용자전거(3rd generation PUBs)'는 스마트자전거시스템(smart-bike system)이라 부른다. 동전 대신 사용자 인적사항과 이용 관련 정보가 들어 있는 카드(magnetic stripe card)를 사용한다. 자전거이용자가 자전거를 되돌려주지 않거나 장기간 이용하는 경우에 추적이 가능하다.
카드에 개인정보를 등록하는데 다소 불편이 따르기는 하나 도난문제가 해결된다. 카드를 만들고 자전거 보관 장소에 카드수용장치(Receptor)를 설치하는 등의 기술 문제와 돈이 많이 드는 게 단점이다.
카드 사용 자전거, 시설보다 유지 관리에 눈길 돌리는 계기
네 번째 단계는 현재 운용시스템 중 가장 발전된 방식으로 '4세대 시민공용자전거(4th generation PUBs)'이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카드를 이용하는 3세대공용자전거와 같은 형식이지만 마그네틱카드대신 사용자 정보가 저장된 칩이 있는 스마트카드를 사용한다. 겉보기엔 큰 차이가 없는데, 긁는 방식의 교통카드와 갖다 대기만 하는 교통카드 정도 차이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프랑스 리용의 '벨로브(Velov)'와 파리의 '벨리브(Valib)' 등이 대표적이며, 송파구가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무인자전거대여시스템(SPB, Songpa Public Use Bike)도 여기에 해당한다.
송파구가 새로운 자전거 시스템을 선보인 것은 올해 들어서다. 지난 2월 11일 송파구는 '여가와 레저 중심의 자전거 이용을 생활권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생활권 단위의 자전거이용 활성화 시범사업'의 하나로 무인자전거대여시스템을 개발, 한 달간의 시험을 거쳐 3월부터 본격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사업은 자전거를 이용한 대중교통(전철) 환승유도가 목적이다. 송파구 풍납동에 있는 동아한가람아파트와 천호역 사이를 자전거를 타고 오가게 하는 것. 구는 이를 위해 무선인식 리더기가 장착된 포스트(키오스크, 무인자전거보관대)를 동아한가람아파트에 30대, 천호역에 10대를 설치하였다.
앞으로 현재 운영 중인 4개 대여소(잠실, 거여·마천, 문정·가락, 풍납대여소)에도 적용하고, 전철역 등 주요지점에 자전거무인대여스테이션(대여정류장)을 설치해 완벽한 도시자전거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나는 관계자로부터 '공공자전거회원카드'를 빌려 천호역에서 시설을 직접 이용해보았다. 2005년 노르웨이 오슬로시를 방문하였을 때 접한 후 처음이다.
카드를 키오스크의 판위에 갖다 대는 순간 키오스크와 자전거를 연결하는 잠김 봉이 풀렸다. 자전거는 키오스크에서 해방되면서 시민을 위한 공용자전거가 된다. 신분증을 맡기고 자전거를 빌리는 대여소와 비교한다면 카드 하나로 자전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실로 감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