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바구니문제의 사탕 바구니다. 여기엔 각종 사탕이 매일 같이 끊이질 않는다. 아저씨의 승객사랑이 빛나는 대목이라 하겠다. 임영조
▲ 사탕바구니 문제의 사탕 바구니다. 여기엔 각종 사탕이 매일 같이 끊이질 않는다. 아저씨의 승객사랑이 빛나는 대목이라 하겠다.
ⓒ 임영조 |
|
더운 여름날, 꼬맹이 승객에서 아이스크림 쏜 아저씨
이 아저씨가 글쎄 지난 해 여름엔 버스 내릴 때를 놓친 우리 마을 꼬맹이를 상대로 친절을 베풀지 않았겠어요?
우리 마을에 내려야 되는데 깜박 잠이 든 꼬맹이가 내리지 못했나 봅니다. 그 사실을 뒤늦게 안 아저씨는 그 아이를 태우고 안성 시내에 있는 종점까지 내려오신 겁니다. 아저씨는 그 아이가 어디 사는 누군지 잘 알기에 편안하게 자도록 했다가 종점에서 깨운 것입니다. 우리 마을 앞을 지나가는 버스가 이쪽 종점과 저쪽 종점의 거리라고 해봐야 버스로 20분 정도밖에 안 되긴 합니다.
그 아이를 깨우던 아저씨는 아이가 땀에 젖어 있는 걸 보았나 봅니다. 버스의 맨 뒷좌석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벽에 기대어 잠이 들었기에 더운 여름날 덕(?)을 톡톡히 본 모양입니다.
그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아니면 평소 하는 행동인지 아저씨는 조그만 버스표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주었다는 거 아닙니까. 그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쪽쪽 빨고 있을 때 마침 내가 안성시내 종점에서 버스를 탄 게지요. 그리고 그 따스한 장면을 목격한 것이고요.
이제 우리 집 막둥이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요.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막내둥이가 한 번은 버스를 내리면서 교통카드 목걸이를 두고 내린 겁니다. 그 날도 내가 안성시내 종점에서 막 버스를 타려는데 아저씨가 말을 건네옵니다.
"바다(우리 막둥이 이름) 아버지시죠. 이거 댁의 아드님이 두고 내린 겁니다."
이렇게 챙겨주신 아저씨의 마음이 정말 고마워서 나는 차마 그냥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버스표 매점에 가서 '피로회복 드링크'를 사왔습니다. 그리고는 아저씨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그 드링크를 전해주었죠.
사탕 주는 아저씨, 껌 선물한 사람들... 아저씨 고마워요~
이 아저씨가 바로 우리 마을 앞을 지나가는 시골버스의 운전기사 김용환 아저씨입니다. 아저씨는 버스 안내양이 있던 시절부터 버스를 운전해온 20년 이상 된 베테랑 운전기사이기도 합니다.
대단한 거 아니지만 사탕바구니 하나로 세상을 이어주는 아저씨의 마음만큼이나 인상도 포근합니다. 그 고마움의 대가로 시골 승객들이 졸릴 때나 심심할 때 먹으라고 각종 통에 담긴 껌을 선물하게 만든 거 아니겠습니까.
오늘도 아저씨의 사탕 바구니에는 예쁜 사탕들이 주인을 기다리며 흔들리는 시골버스를 타고 여행중일 겁니다. 그 사탕이 바구니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배려하는 아저씨의 아름다운 마음씨까지 싣고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