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원 안이 '알몸 체벌' 장소로, 이곳은 ㅂ어린이집의 2층 비상계단 난간으로 알려졌다.
오마이뉴스 구영식
엄마들은 지난 1월 30일 해당 교사를 동일한 혐의로 용산경찰서에 고발했다. 그러나 지난 8일 MBC <뉴스후>를 통해 해당 교사는 자격정지 2개월, 어린이집 원장은 자격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만 받은 상태라는 것을 알고 모두 할 말을 잃었다.
구청 관계자는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를 아동에 대한 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지만 당장 구청으로서 할 수 있는 행정처분은 이것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형사처벌이 결정되어야지만 이후 자격취소 등 좀 더 강한 처벌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용산경찰서는 이 사건을 수사종결하고 서울서부지검에 송치한 상태다.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17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교사를 제외한 다른 교사들에게는 혐의가 없었다"며 "해당 교사와 원장을 아동에 대한 학대 혐의로 수사를 마쳤고 도주 우려가 없어 불구속기소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지식이 없는 엄마들은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아이들이 7살이 안돼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 안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흥분해 수사팀에게 따지다 "법은 알고 그러시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D 엄마는 "<뉴스후>를 보니까 아이가 죽었는데도 형량이 너무 적게 나오던데 우리가 정말 싸워서 될 일인지 모르겠다"며 "애들을 상대로 한 범죄는 시간이 가면 덮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A 엄마도 "다른 사람들은 엄마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며 "애들 몸에 상처도 없고 지금 아이들도 괜찮은데 되겠냐"며 불안해했다.
한편, 아이들을 지켜줄 수 없는 법 체계에 대한 분노도 공존했다. E 엄마는 "다른 애들이 입을 모아서 이 아이가 알몸체벌 당했다고 이야기하는데 왜 증거가 안 되는지 모르겠다"며 분해했다.
"증거를 잡겠다고 일일이 가정 방문해서 애들 이야기를 듣고 갔다. 그런데 7세 미만의 아이의 진술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이제 애들한테 핸드폰을 사주고 동영상 찍는 방법이라도 가르쳐줘야 한다. 증거가 있어야 나쁜 사람 벌 줄 수 있다고 설명해줘야 할 판이다." C 엄마도 "아이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C랑 5살 여자아이가 같이 조사를 받았는데 그 여자애가 '나 여기 알아요. 아는 언니가 옷 벗고 서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그 아이가 나중에는 '그 아는 언니가 자기'라고 하더라. 그 아이처럼 여자아이 5살이면 수치심을 아는 나이다. 그런데도 신빙성이 없다니 이해할 수 없다." "내 아이에게 엄마는 할 수 있는 만큼 했다고 말해줄 생각" 엄마들은 계속 싸워나갈 생각이다.
이대로 있다가 혹시라도 한겨울에 아이들을 옷을 벗겨 내보낸 교사가 2개월 뒤에 다른 어린이집에 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고들 했다. 맞벌이 인생에서 아이를 계속 어린이집에 보낼 수밖에 없는데 이 일이 유야무야 덮인다면 다른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아무런 경각심도 못 갖게 하고 더 이상 아이를 맡길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엄마들은 변호사를 선임해 앞으로의 재판에 임하거나, 시민단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볼 생각이다.
E 엄마는 "혼자서라도 지든 이기든 할 수 있는만큼 할 생각이다"며 "나중에 E한테 엄마는 할 수 있는 만큼 했는데 이 나라 법 때문에 못 했다고 말해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C 엄마도 "지금까지 원장에게 사과 한 번 받아본 적 없다. 이렇게 조용히 넘어가면 이런 일이 다시 안 벌어진다는 보장이 없다"며 계속 싸울 뜻을 분명히 했다.
엄마들은 밤 10시가 되어서야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이들은 여전히 친구들과 덜 놀았는지 서로 붙어서 떨어질 줄 모른다. 그 모습을 보며 E 엄마가 말했다.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구청과 경찰 쪽 이들도 자기 자식이었다면 이렇게 조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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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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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체벌' 50일... 엄마들의 싸움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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