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역 역사안에 걸려있는 기차용 신호등
김종성
경의선 일산역은 코 앞에 까지도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는 마치 아파트 숲 속에 숨어있는 기차역같습니다.
더구나 단층의 작은 규모로 백살이나 먹은 오래된 역사이다보니 주변의 까막득히 높은 위용의 아파트들 앞에서 괜시리 안되보이기도 하고요.
그 가치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문화유산에도 등재되었지만 부동산 개발의 광풍은 그런 오래된 가치를 전혀 아랑곳 하지 않는 현장을 볼 수 있습니다.
경의선을 타고 일산역에 내리면 바로 앞에 공사장 분위기의 높은 장막을 친 작은 공터가 있는데 주민들은 기차역에 어울리는 공원이나 광장을 당연히 바랬으나 넓지도 않은 땅에 역시나 아파트가 들어서기로 했다네요.
기차역앞에 어울리는 공원겸 작은 광장이 있으면 기차 이용객들에게도 좋고 동네 주민들에게도 좋을텐데 이런곳에 아파트 건립 허가를 내주는 경기도 고양시 공무원들의 문화수준과 당장 돈이 되는 한 치 앞만 보는 안목이 안타깝기만 하네요.
역 바로 앞 작은 광장에도 높디 높은 아파트를 세우면서 일산역을 대한민국 문화유산이라고 등재하다니 눈가리고 아웅한다는 말이 이럴때 쓰는말인것 같습니다.
다행히 정겨운 일산역과 어울리게도 기차역 부근에 오일장 시장이 선다는걸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매 3일과 8일로 끝나는 날)
원래 있던 시장통과 함께 오일장이 서는 날이면 찻길 옆과 인도옆에 많은 좌판들과 그에 어울리는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일산역 앞 광장 아니 공사장에서 상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어준다고 할까요.
일산 오일장은 백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주변 건설 개발에 밀려 성남 모란시장이나 정선 오일장처럼 넓은 시장터에 있지 않고 기존 시장통을 중심으로 찻길 옆과 인도 옆, 골목길등에 다양한 쓸거리, 먹거리들을 가지고 촘촘히 들어서 있습니다.
저는 일산 오일장에 두 번 가보았는데도 아직 못 본 곳들이 많더군요.
게다가 먹거리, 쓸거리등의 가격이 오일장답게 저렴합니다.
검은 콩 콩나물 큰 한 봉지에 천 원, 꿀 들어간 뚱뚱한 호떡 하나에 오백원, 김 밥 한 줄에 천 원, 동태 세 마리에 삼 천원, 향기 좋은 후리지아 꽃 한 단에 천 원.. 이것 저것 한 아름 많이 샀는데도 큰 돈 쓰는것 같지가 않네요.
시장에 가면 불편한 점이었던 화장실도 위치를 몰라 물어보니 상인들이 친절하게 시장통 가운데 있는 공용 화장실을 알려줘서 잘 사용했습니다.
오래된 건물안의 화장실이라 괜찮을까 했는데 내부는 시장 상인들이 잘 관리를 한 것이 티가 날 정도로 깨끗해서 기분이 좋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