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법성포 굴비
김준
1960년대까지 칠산바다에 조기어장이 형성되었다. 영광 칠산어장 외 충청도의 녹도어장, 경기도 연평어장을 대표적인 조기어장으로 꼽는다. 그 중에서도 칠산바다가 으뜸이다. 이곳은 적당한 모래와 펄이 넓게 펼쳐져 안정된 저층갯벌을 이루고, 새우를 비롯한 먹이가 풍부한 곳이다.
조기를 비롯한 회유성 어종들이 산란과 서식활동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칠산어장은 영광낙월도에서 고군산군도에 이르는 바다를 말한다. 고창과 부안의 섬과 바다가 한 시절 영광에 속했다. 그래서 위도 인근에서 잡았던 조기들도 ‘영광굴비’가 되었다.
요즘 조기잡이는 서해 최남단 가거도나 추자도 인근 어장에서 잡힌다. 추자도 인근어장은 제주 한림항을, 가거도는 목포항에 근거지로 두고 있다. 어디서 잡히든 영광 법성포로 들어와 갈무리를 해야 영광굴비로 제값을 받는다. 그렇다면 왜 영광굴비가 유명해진 것일까. 많은 이유가 있지만, 요약해 보면 해풍, 선도, 갈무리 세 가지다.
해풍이 자연이 준 선물이라면, 선도는 어장과 가공공장(법성포)이 가까운 지리적 요건 때문이다. 칠산바다와 법성포는 지척이다. 지금은 어민들의 고기잡이배로 반시간에도 못 미치지만, 바람을 이용하던 시절에도 바람만 잘 만나면 잠깐만에 들어올 수 있는 거리다. 그만큼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법성포 어민들의 지혜가 담긴 갈무리 법이 결합되어야 제대로 된 영광굴비 대접을 받는다. 소금간이 아닌 갯벌천일염을 이용한 간수와 건조방법이 굴비의 맛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