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의 잘못을 혼내 주는 어미 개
이상기
아, 그런데 어미 개가 새끼 개를 나로부터 조금 떨어진 잔디 위로 데리고 가더니 그 자식을 혼내는 것이었습니다. 입으로 자식을 쓰러 뜨리고는 가벼운 충격을 가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그때 어미의 표정으로 봐서는 낯선 사람인 나를 경계하라는 경고로 보였습니다. 낯선 사람을 따라가다가는 큰 일 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듯 했습니다. 제가 좀 오버(over)한 건가요? 여기서 조선 후기 유학자 이간의 '인물성 구동론'이 생각났습니다.
조선시대 유학자들 사이에 일어난 대표적인 논쟁이 두 가지 있지요. 하나가 퇴계 이황과 고봉 기대승 사이의 '사단칠정론'이고, 다른 하나가 수암 권상하의 제자인 외암 이간과 남당 한원진 사이에 벌어진 '호락논쟁'입니다. 호락논쟁은 이간의 '인물성 구동론'과 한원진의 '인물성 상이론'으로 나눠지는데, 논쟁의 주안점은 바로 사람과 동물의 본성이 같으냐 다르냐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