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쿠메의 유적지와 경관
김문숙
Columbia 도, Chininata도 아니고 Corea라구요"어디서 왔수?" 어느 곳을 가나 처음 묻는 질문이다.
"Corea에서 왔어요."
"아, Columbia?“ 여기서 얼마나 멀어? 하루종일 버스로 여행하면 되지?"
"Columbia가 아니라 Corea요."
"Corea? 그런데 Corea는 어디 있느건감?"
페루인 들은 China, 그러니까 중국은 어떻게 거의 다 안다. 중국인이 경영을 하지 않아도 조그마한 마을에 Chifa라고 쓰여있는 중국 식당을 볼 수 있다. 아마도 중국인들이 처음에 식당을 경영할 때 페루인들의 입맛에 아주 잘 맞은 음식을 판 모양이다. 대부분 Chifa라는 식당에서는 볶음밥과 볶음국수를 해주는데 먹을만 한가. 밥을 계란하고 야채랑 볶아 준다. 그리고 전식으로는 완탕 (만두)스프를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일장사 아줌마가 분명히 China(중국을 일컫는 말) 는 알 것 같아서
"Corea는 China 처럼 아시아의 한나라예요. 그리고 저는 Coreana고요."
"아! 중국에 있는 한 지역이 구만, 어쩐지 얼굴이 까무잡잡하고 비슷하다고 했지."
"아니요, 아줌마. 전 Chinita 가 아니라 Coreana 라 구요."
더 자세히 설명을 하기에는 종일 자전거 타느라 지쳐서 힘이 빠지기도 했었고 에릭이 독일말로 이야기한다. '소 귀에 경읽기야.' 그만두고 빨리 저녁이나 먹으러 가잖다.
아니, 그렇게 설명을 해 주어도 한국을 모르다니. 그리고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는지 조차도 모르고 계속 엉뚱한 소리만 하는 것이 화나기까지 했다. 어떻게 한국을 모를 수가 있어? TV에서도 광고도 나오고 현대랑 기아차가 도로에서 뻐젓하게 다니고 있고 삼성 물건들이 즐비한데 시골 사람들은 그 물건들이 어디서 왔는지 아무 관심이 없다. 그냥 사용하고 있고 전부 중국이나 일본으로 알고 있다.
에릭은 한국을 페루인이 모른다고 혼자 무식한 시골 사람들을 어떻게 계몽해야 되느냐고 광분하고 이야기하는 내 모습이 오히려 더 우습단다.
"한국의 시골 할머니들이 페루가 어디 붙었는지 알 것 같냐"고 묻는다.
이 소리를 듣고 잠시 생각하니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페루랑 한국이 비교가 되는 나라이냐고 반문하게 된다. 한국은 경제적으로 성장을 한 국가이고 올림픽도 열렸었는데 그걸 모른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을 뿐이다.
맞다. 한국의 시골 할머니들에게 페루를 물으면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나의 할머니도 독일이 어디 붙었는지 모른다. 단지 멀다는 것과 내가 독일로 시집갔다는 사실 외엔 아마도 모를 것이 분명하다. 그런 것에 의문을 가져보지 않았었는데 막상 한국을 모른다고 하니 왜 그리 화가 나든지.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하면 간편한 일이지만 남미 여행하면서 처음 있는 일이라 좀 의아했던 것 같다. 내가 다 알고 있다고 남이 다 알라는 법은 없는데 잠깐 잊었다. 그래도 여행을 하면서 한국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한국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