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전북 부안군 변산공동체에서 돌 나르기 작업중인 구자민 인턴기자.
권우성
으음…, 벌써 이틀째 아침인가? 오늘이 며칠인지도 모르겠다. 시계도 없고 달력도 없으니, 해가 뜨면 아침이고, 지면 저녁이다. 배고프면 밥 때고 출출하면 새참 때다.
일어나자마자 눈을 비비고 앉아 있으니 돌이 떠오른다. 억세고 무거우며 크기는 딱 농구공만 한 돌 말이다. 트럭도 덩달아 생각난다. 나는 오늘도 농구공 혹은 수박만한 돌을 주워 트럭에 실을 것이다. 1.5t 용달차 짐칸이 가득 채워질 때까지.
'2월 17일 오전 7시'. 핸드폰 배터리는 마지막 한 칸만을 남겨놓고 있었다. 액정에 비친 내 얼굴은 퉁퉁 부어 있다. 양쪽 코는 꽉 막혔다. 머리는 벌써 까치집이 돼 있었다. 동료인 김혜민 인턴기자에게 물었다.
"내 머리 어때? 안 감아도 되겠어?" "응, 괜찮은 것 같아." "(손가락으로 내 머릴 가리키며) 그래, 이 곳 사람들도 머리가 꼭 이렇더라." "이틀째 돌 나르기... 취재는 언제 하지?" 어떻게 입어야 조금이라도 덜 추울까…, 주섬주섬 챙겨 입고 식당으로 발을 옮겼다. '잡곡밥에 김치찌개가 나왔네.' 따뜻한 국물에 밥 한 그릇을 후루룩 말아 먹고 나니, 좀 살 것 같았다. 굳었던 내 몸도 스르르 풀리는 듯 했다.
선배기자와 함께 길을 나섰다. 트럭이 대기 중인 일터로 가기 위해선 약 200m를 걸어야 한다. '오늘은 또 얼마나 많은 돌을 날라야 할까?' 발걸음이 무겁다. 걷는 동안 선배와 돌에 관해 이야기했다. 더러 웃음이 나왔다. 이틀 동안 주야장천 돌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