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에서 18년 근무 후 유기용제 중독으로 10년 째 투병중인 유종원씨(61)
심규상
그후 10년이 지난 지난해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내린 진단서에는 "유기용제에 관련된 인격변화, 신체형 장애, 우울장애로 향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또 솔벤트 중독 근로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생식기 계통의 장애 증상으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유씨는 자신이 최초 발병일을 1996년 4월로 알고 있다. 그는 "당시 산업안전보건협회 소속의사로 부터 '유기용제 중독 위험소견자'로 구두통보 받은 바 있다"며 "그런데도 사측이 같은 부서에서 2년 이상 계속 근무하게 했다"고 말했다.
23년 근무한 김봉경씨 "남은 것은 병든 몸 뿐" 유씨는 1980년 2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제조부 가류과에 입사해 생산관리과, 물류과, 정련과 등을 두루 거쳤다. 그는 "특히 가류과와 정련과에서는 타이어의 원료가 되는 벤젠, 톨루엔, 자이렌 등의 화학약품을 주로 다뤘다"며 "이후 어지럽고 손가락 마디 마디가 쑤시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찾아가는 병원마다 하나같이 유기용제 중독으로 진단했다"고 덧붙였다.
김봉경(58)씨는 지난 1979년 11월부터 2002년 3월까지 23년간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일했다. 그는 어느 날 근무 중 구음장애와 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났다. 이때부터 치료를 시작했으나 아침 출근을 위해 세수를 하다 쓰러졌다. 진료결과 뇌경색 판정을 받았다. 뇌경색은 혈액공급이 막혀 뇌세포 또는 뇌조직 일부가 죽은 상태를 말한다.
그는 이후 투병생활 외에도 산재를 불인정한 근로복지공단과 소송을 하며 싸워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