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 국경수비대의 국기하강식에 참석한 인도 국민들의 춤
서종규
삼엄한 국경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국기하강식1월 24일(목), 오후 3시 반에 찾은 인도 국경의 관문(Customs Area)엔 벌써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국경을 통과하는 관문에서 약 50m 뒤에 또 하나의 문이 있는데, 그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문 열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문 앞에 모인 사람들은 함성을 지르며 야단법석을 떨고 있었다.
오후 4시가 되자 군인이 그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함성을 지르며 쏜살같이 내닫는 사람들을 따라 우리도 국경의 관문으로 걸어갔다. 군데군데 군인들이 서있어도 사람들은 축제의 장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처럼 들떠 있었다.
국경의 관문은 철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굳게 닫혀 있었다. 철문 옆 문설주 왼쪽에는 인도 국기가 오른쪽에는 파키스탄 국기가 게양되어 있고, 인도 수비대 건물 앞에는 계단으로 된 관람석이 만들어져 있었다. 철문 건너편 파키스탄에도 건물을 중심으로 둥근 관람석이 만들어져 있었다.
인도쪽 관람석은 가장 바깥쪽에 인도 남자석, 중간에 인도 여자석, 그리고 안쪽에 외국인과 귀빈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서로 앞다투어 국기하강식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약 2000여 명이 자리잡은 인도 지역 관람석은 단체로 함성을 지르는 사람들과 박수를 치는 사람 등 분위기는 들떠 있었다. 외국인 좌석에도 호기심에 가득 찬 외국인들이 가득하다. 국경의 삼엄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축제의 분위기였다.
상대적으로 파키스탄 쪽은 조금 조용한 편이었다. 멀리 보이는 파키스탄 관람석에 500여명이 차 있지만 차분한 편이다. 파키스탄 국내의 정치적 소용돌이가 영향이 미치는가 보다. 원래 파키스탄 지역의 관람석도 그 열기가 대단했다고 한다. 그래서 두 나라 군중의 기 싸움이 대단한 함성으로 울려 퍼졌다고 한다.
어떤 인도 청년 둘이 인도 국기를 들고 철문 쪽으로 달려간다. 군중이 환호하며 함성을 지르자 신이 난 그들의 깃발을 받아들고 다른 청년 둘이 또 뛰어간다. 다른 청년들도 줄을 서서 깃발을 받아 들고 철문까지 달려갔다가 돌아오며 환호한다.
4시 30분이 되자 국경수비대의 스피커에서 명쾌한 인도 노래가 울려 퍼진다. 노래에 맞추어 사람들이 들썩이며 춤을 춘다. 아이를 안은 여인이 관중석 앞의 거리로 나와서 춤을 추자 많은 사람이 앞으로 쏟아져 나와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춘다. 남자들은 남자들대로 앞으로 나와서 춤을 추고 여자들을 여자들대로 춤을 춘다. 스피커에서 '힌두스탄'을 선창하면 군중들은 '진다받'을 외친다. '위대한 힌두스탄'이라는 뜻이란다.
때를 맞추어 파키스탄 지역 스피커에서도 커다랗게 틀어 놓은 노래가 울려 퍼지며, 간간이 '파키스탄'을 선창하면 관람석의 사람들이 '진다받'을 외친다. 두 나라가 서로 더 크게 함성을 지르려고 경쟁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열광적이 된다. 파키스탄 지역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와 함성, 인도 지역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와 함성이 섞여 떠들썩한 축제의 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