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산 초입의 사원 깐통쓰에서 불공 드릴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
최종명
안개가 자욱하게 피어 오르고 수백 년 수령을 자랑하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운치 있게 서 있는 이 아담한 사원이다. 안개인지 연기인지 온통 사원은 하얗게 물들어 있다. 서기 9세기 경에 처음 세워졌다 하니 역사가 깊다. 나중에 하나의 왕조국가인 대리국이 된 남조(南诏)시대의 이름난 사원이다.
숴다오(索道)를 타고 올랐다. 10분 정도 올라가니 한쪽에 커다란 돌로 만든 장기판이 인상적이다. 이 지역의 돌인 흰색의 대리석으로 만든 장기 알이 멋지다. 장기판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걸어 올라갔다. 창산(苍山)은 이름만큼이나 멋진 4가지 색다른 풍경이 돋보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눈, 구름, 샘, 돌이 모두 하얗다고 한다.
한여름이라 비록 해발 4122미터 최고봉 부근에 흰 눈도 보이지는 않는다. 게다가 억수같이 퍼붓는 빗줄기 때문에 정상으로 오르기에는 무리다. 그러니, 창산의 유명한 설경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눈이 녹아내려 계곡을 타고 쏟아져 내리는 물을 보면 정상부근의 겨우내 눈이 얼마나 장관일지 가늠이 된다.
구름은 그야말로 창산 전체를 수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빗물 때문에 더욱 짙게 피어나는 안개에 쌓여 영롱한 구름의 변화를 다 보진 못했지만, 간혹 스카이라인을 따라 보이는 구름의 향연을 빗물도 막지 못한다. 해발 2600미터 고지에 펼쳐진 등산로를 윈여우루(云游路)라 하고 이 라인을 옥대(玉带)라 하니 명성에 걸맞다. 남쪽 셩잉펑(圣应峰)에서 북쪽 샤오천펑(小岑峰)에 이르는 16킬로미터 길이의 구비구비 산 계곡 길이다.
샘 역시 창산의 별스런 모습이다. 계곡을 따라 눈 녹은 물과 빗물이 폭포처럼 내리꽂다가 어느덧 자그마한 샘을 형성하는데 그 샘물이야말로 새하얗다 못해 시릴 정도다. 창산에는 18곳의 아름다운 시냇물이 있는데 그 중 칭비씨(清碧溪)에는 한가운데 살포시 불상이 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