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운명이다. 'DJ의 아들들'과 세번째 대결을 앞두고 있는 이상열 의원.
이주빈
11일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신당입당과 목포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도 "내 지역구(신안·무안)는 김홍업(DJ차남)에게 줘버렸다"며 목포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여기에 복권도 안 된 권노갑 전 의원까지 11일 목포를 방문해 '목포 출마설'을 구체화시켜가고 있다.
말 그대로 '동교동계의 전쟁'이다. 권노갑·한화갑은 세상이 다 아는 DJ의 가신들이다. 박지원은 늦게 동교동에 합류했지만 현재는 'DJ의 복심'으로 불리는 최측근이다. DJ의 가신들이 DJ의 옛 지역구였던 목포에서, 또 DJ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목포에서 피 튀기는 영토전쟁을 하고 있는 꼴이다.
DJ는 1963년부터 목포에서 6·7대 국회의원 재선을 기록했다. DJ의 정치복권과 함께 1988년 목포에서 출마한 '동교동 좌장' 권노갑 역시 13·14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권노갑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은 김홍일도 1996년부터 15·16대 재선 의원의 기록을 목포에서 이어갔다.
목포의 17대 현역 국회의원은 이상열 의원. 때 아닌 '동교동계의 전쟁'에 새삼 그의 이력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18대 총선 예선과 본선에 박지원이 출마하든, 한화갑·권노갑이 출마하든 이 의원은 DJ의 '가신'들과 세 번째 격돌하게 되는 것이다. 묘한 운명이다.
목포로 몰려가는 DJ 가신들이상열 의원이 첫 번째 치른 대결은 다름 아닌 DJ장남 김홍일 전 의원과의 일전이었다. 1996년 권노갑 전 의원이 김 전 의원에게 특별한 이유 없이 지역구를 승계하자 이 의원은 "어처구니없는 정치세습"이라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첫 번째 대결에서 DJ의 막강한 후원을 업은 김홍일에게 패배했지만 2위를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이 의원이 치른 두 번째 대결의 상대는 최기동 전 목포시의회 의장이었다. 2004년 김홍일 의원이 민주당 탈당과 복당을 번복하며 목포에서 총선불출마를 선언한다. 김홍일은 자신의 보좌관 출신인 최 전 의장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이 의원과 민주당 경선에서 맞붙은 것이다. 결과는 이 의원의 압승.
민주당 경선을 통과한 이 의원은 탄핵역풍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 후보를 1만여 표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민주당 의원 중 지역구에서 당선된 유일한 초선의원이었다. 그가 목포에서 나름의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이런 승리의 경험이 있어서일까. 'DJ의 가신'들과 세 번째 대결을 앞두고 있는 이 의원은 12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자신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