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에 새워진 광진교는 지금까지 '대교'라는 명칭이 붙지 않았다. 광진교는 2003년 현대적 모습을 갖춘 다리로 다시 태어났다.
손기영
성산대교·한남대교·동호대교·천호대교…. 지금까지 한강에 건설된 다리에는 '대교(大橋)'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하지만 한강다리 중 잠수교와 함께, 우리 동네에 있는 '광진교(서울 광장동~ 천호동)'에는 이런 명칭이 붙지 않았다.
광진교에 '대교'라는 이름을 얻지 못한 이유에 대해 "현재 왕복 4차선 도로의 다리이기 때문에, 왕복 6차선 이상 되는 다리에만 붙는 대교 명칭이 없다" "천호대교의 교통흐름을 보완하기 위한 다리이기 때문이다"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광진교의 오랜 역사가 그동안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면서, '대교'란 이름을 얻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는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대교'가 아닌 한강 광진교한강에서 두 번째로 만들어진 광진교는 일제강점기인 1934년 조선총독부의 보조와 지방관민의 기부를 받아 공사에 착수해, 2년 만인 1936년에 준공됐다. 길이 429.5m (너비 9.4m) 왕복 2차선 규모의 다리(1952년 미8군에 의해 608m로 늘어남)였다.
광진교는 1994년 철거되기까지 옛 모습이 그대로 남은, 그리고 다리라고 말하기 무색한 규모의 '한강의 소교(小橋)'였다. 이 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항상 붕괴위험에 덜덜 떨어야 했고, 왕복 2차로의 비좁은 도로는 늘어나는 교통량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골칫거리였다.
1997년부터 보강·확장 공사가 시작된 광진교는 천호동 일대 상권 확대에 따른 천호대교와 주변도로의 증가된 교통량을 흡수하고 구리지역으로의 원활한 교통흐름을 유도하고자, 2003년 11월에 1037억 원을 들여 현대적인 모습의 다리(삼환기업 시공)로 만들어 졌다.
하지만 준공 5년째가 되어가는 새로운 광진교는 애초의 기대와는 다르게, 2007년 1월 기준으로 출근시간대인 오전 8~9시의 교통량은 1500대 정도, 퇴근시간대인 오후 6~7시는 1490대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조사자료) 밖에 안 된다. 바로 옆에 있는 천호대교의 경우 출근시간대 교통량은 6170대, 퇴근시간대 교통량은 5460대로 4배 이상 차이가 난다(2007년 1월 기준).
12일 오전 현장에 가보니 이 곳을 지나가는 차량의 수는 다른 한강다리에 비해 매우 적었다. 천호대교의 교통량을 대체·흡수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취지가 무색하게 느껴졌다.
다시 만들어도 반응 '시큰둥'... 아예 '보행전용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