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호'는 선원 다 태우고 출발할 수 있을까

정부조직개편안 처리와 연계된 각료 인선 등이 주요 변수

등록 2008.02.06 12:26수정 2008.02.0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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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3차 업무보고회의에서 한승수 총리 내정자가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5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3차 업무보고회의에서 한승수 총리 내정자가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5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3차 업무보고회의에서 한승수 총리 내정자가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5일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첫 조각 인사에 대한 국회의 뜻을 묻는 것이다.

 

이 당선인이 인사청문회를 요청함에 따라 국회는 이틀 안에 인사청문특위를 구성, 20일 안에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인사청문회 요청을 시작으로 조각의 '첫 번째 단추'를 끼운 셈이다.

 

하지만 국무총리 인선이 무리 없이 통과된다 해도 정부조직개편안 처리와 이에 따른 국무위원 인선 등에서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돼 이명박 정부가 빈자리 없이 출발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총리 인사청문회 이후 산 넘어 산

 

이 당선인은 한승수 후보자에 대해 "3선 국회의원을 역임했고, 서울대 교수·상공부 장관·주미대사·대통령 비서실장·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외교통상부 장관·유엔총회 의장 등 다양하고 풍부한 국내외 경험을 바탕으로 대통령을 보좌하여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 당선인은 현행법상 '총리 임명동의안은 현직 대통령만 제출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25일 취임 후 국회에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한 정식 임명동의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임명동의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여야는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이 당선인 취임후 총리 임명동의안이 제출되는 대로 오는 26일 본회의를 열어 총리 임명동의안을 처리키로 합의한 상태이다.

 

한 후보자에 대해 이 당선인은 오랜 국내외 정치, 경제, 외교 분야 활동으로 새 정부의 모토인 '글로벌 마인드'와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춘 적격자로 평가했지만, 1980년 신군부의 집권 기반이었던 국가보위비상대책회의에서 활동했던 이력, 재정경제원 장관 시절 한보 사태와 부실대출 책임을 지고 중도하차한 경력이 문제될 수 있다.

 

또한 SK와 경영권 분쟁을 벌인 소버린의 사외이사 경력, 론스타의 법률자문을 맡은 김앤장의 고문을 역임한 점도 청문특위원들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 민주노동당은 한 총리 후보에 대해 "'올드보이'가 아니라 '배드보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마음 급한 '예비 여권', 갈 길이 멀다

 

 5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3차 업무보고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이경숙 인수위원장, 한승수 총리내정자 등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5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3차 업무보고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이경숙 인수위원장, 한승수 총리내정자 등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5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3차 업무보고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이경숙 인수위원장, 한승수 총리내정자 등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국무총리 인선을 넘기더라도 이명박 정부가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이 당선인의 의지대로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내각도 같이 가려면 장관 임명도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

 

인수위법(제5조)에 따르면, 당선인은 대통령 임기 개시 전에 국회의 인사청문의 절차를 거치게 하기 위해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후보자를 지명할 수 있다.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무총리 후보자의 추천이 있어야 한다. 

 

국무위원 구성을 위해서는 일단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와 한나라당이 국회에 제안한 정부조직 개편안이 주요한 변수다. 5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6자회담은 서로 입장차만 확인한 채 오는 8일 다시 만나기로 결정했다.

 

인수위와 한나라당은 개편안의 본회의 통과, 한 후보자 및 각료 인사청문회 등을 들어 오는 12일 합의처리를 촉구했지만, 대통합민주신당은 "충분한 여론수렴 및 정치권 합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맞섰다.

 

통합신당 쪽은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예비 여권'인 인수위와 한나라당은 갈 길이 멀다. 애초 개편안인 '13부 2처'로 통과된다고 해도 15명 이상의 장관 내정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청문회 대상이 많다 보니 하루에 몇 개의 청문회가 겹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통일부, 여성가족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등에 대한 논의 등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져야 인사청문회가 가능한 상황이다. 결국 정부조직 개편안에 필요한 시간 등을 감안하면 취임(25일)전 인사청문회 완료는 물리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인수위 쪽은 내각 인선에 대해 "'베스트 오브 베스트' 인재를 선정하고 있다"며 정부조직 개편안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인수위는 인사청문회가 필요 없는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을 발표한 다음에 장관 인선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 당선인의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5일 인수위에서 기자들과 만나 각료 인사청문회를 취임후에 할 가능성 등에 대해 "모든 경우에 다 대비해 놓고 있다"며 "(그러나) 국무위원은 물론 장관급 자리도 가급적 출범에 맞춰 다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가 4·9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정부조직 개편안부터 각료 인선까지 거침없는 진행으로 '강한 당정'을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2008.02.06 12:26ⓒ 2008 OhmyNews
#인수위원회 #한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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