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대의 흔적으로 추정되는 축대
이상기
봉화대에서 고위봉 정상으로 가는 능선은 오래간만에 동서로 이어진다. 지도를 보니 동쪽의 바람재에서 봉화대에 오른 다음 백운재를 거쳐 고위봉에 오르는 것이 고위산 주능선 오름길이다. 그리고 고위봉 정상에서 열반재, 360m봉을 지나 틈수골로 내려가는 것이 고위산 동서종주가 된다. 고위봉 정상에서는 또 남쪽으로 천룡재를 넘어 433m의 천왕지봉으로 갈 수도 있다.
고위봉에서 만난 사람들봉화대에서 백운재를 지나 고위봉 정상까지는 약 20분 정도 걸린다. 길은 비교적 평탄한 편이다. 정상에 오르니 오후 3시이다. 사람들은 많지 않은 편이고 가족 단위 또는 작은 인원의 단체들이 가끔 보인다. 우리는 주변을 한번 조망하고 아래에서 준비해 간 동동주를 꺼낸다. 정상 주변에는 참나무와 소나무들이 많아 조망은 그리 시원치가 않은 편이다. 그래도 500m 가까운 고지를 올라서인지 동동주가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우리가 정상에서 동동주 마시는 걸 보고 한 잔 주기를 원하는 팀이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술을 한잔 건네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지만 산이라는 것 때문에, 술이라는 것 때문에 이렇게 쉽게 어울린다. 우리가 먼저 ‘나홀로 테마여행’ 팀에서 왔다고 소개를 하자, 그들은 울산에서 왔다고 자신들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