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 공항캠코더 고장으로 일정을 약간 수정하고 베이징에서 충칭으로 비행기를 타고 왔다.
최종명
11시30분, 손이사 일행이 묵는 호텔에 도착했다. 1달 겨우 지났는데도 반가워 서로 포옹하고 일행들과도 인사했다. 준비해간 망고와 포도, 복숭아를 꺼냈다. 호텔 방에서 진한 술잔을 기울이고 새벽에서야 헤어졌다.
한국소주와 인스턴트커피 한 박스. 고맙습니다. 손이사님! 벗이라 하기엔 연배가 위지만 친구처럼 다정하게 대해주시니 여행의 피로가 말끔히 가시는 듯하다. 벗이란 게 반드시 시간이 '오래된’ 관계는 아니다. 손이사를 만나면서 '벗은 인간과 인간의 만남'이란 생각을 새롭게 가지게 된 것이 너무 기쁘다.
벗이란 인간과 인간의 만남새벽에 돌아와 한숨 자고 나니 12시가 넘었다. 서둘러야 한다. 중경임시정부를 찾아갈 예정. 인터넷을 뒤져 알아둔 지명을 적어서 나왔다. 문제는 서두른 탓에 ‘롄화츠’ 라고 한글로 적은 것이 탈이었다. 깜박 잊은 것이다. 간자체를 생각지 못했던 것은 역시 간밤에 마신 술 때문이었을까.
우선 내일 청두(成都)행 버스를 알아보려고 터미널로 갔다. 30위엔을 부르는 호텔 앞 헤이처(黑车)를 뿌리쳤다. 택시는 13위엔에 도착이다. 사람들을 헤집고 매표소에 가니 '내일 가면 내일 사'라고 한다. 그만큼 버스가 많다는 이야기이니 안심이다.
택시운전사에게 ‘롄화츠 가자’고 했다. 정확한 성조도 없이 대충 말했더니 역시 모르겠다고 한다. ‘한국임시정부 가자’, ‘193-40년대 항일운동 하던 한국정부’. 다 소용 없다. 다 모른다. 지도를 샀다. 도대체 어디 붙었는지 알 수가 없다. 일단 뉴러우몐(4위엔) 하나를 먹고 다시 지도를 꼼꼼하게 살폈다. 역시 배가 좀 부르니 제 정신인가 보다. 깨알 같은 글씨로 '대한민국임시정부'라는 표시를 찾았다. 그리고 롄화츠(莲花池)도 건졌다.
택시 운전사에게 물으니 또 모른다. ‘여기 지도에 있어’ 한참을 들여다보더니만 잘 모르지만 가보자고 한다. 그래 찾아보자. 지도에는 씬민지에(新民街)가 가장 가깝다. 허핑루(和平路)에 내려주더니 알아서 찾아가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