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혁 박사의 새책이산 정조, 꿈의 도시 화성을 세우다, 여유당 - 이 책을 보면 정조 이산과 화성에 대한 궁금증이 남김없이 해결된다.
여유당
요즘 단연 돋보이는 TV 드라마는 사극이다. 몇 해 전 온 국토를 이순신의 열풍으로 이끌었던 <불멸의 이순신>을 넘어, 고구려의 탄생과 슬픔을 그렸던 <주몽>, <대조영> 등의 작품을 통해 역사는 한껏 우리 곁에 다가온 듯하다. 근래에도 이러한 열풍은 계속 이어져 MBC <이산>, SBS <왕과 나>, KBS <대왕세종> 등은 숨 가쁜 시청률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들 작품 중 정조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이산>은 현재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극장의 터줏대감임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다. 특히 숨막히는 혈투 속에 진행되었던 세손 시절에서 조선의 국왕으로 등극하는 정조의 모습이 다가올수록 시청자들은 이 작품에 더욱 깊이 사로 잡히게 된다.
정조의 참모습을 잘 풀어놓은 책그러나 역시 드라마는 시청률이라는 강박관념이 작용하는 것이기에 지나친 상상력으로 인한 역사왜곡이 곳곳에 묻어나 조금은 염려스럽기도 하다.
예를 들면 드라마의 긴장감을 살리기 위해 설치한 정순왕후와 세손 이산의 극한대결 구도는 관련 사학 문헌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대목이다. 또한 도화서 다모이며 훗날 정조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의빈성씨 역의 ‘성송연’이라는 인물은 원래 그림을 그리는 다모가 아니라 화빈 윤씨를 수발하는 나인궁녀였다. 이와 같은 왜곡과 과도한 상상력은 다른 드라마들 또한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정조의 참 모습을 잘 풀어 놓은 책인 <이산 정조, 꿈의 도시 화성을 세우다>(여유당)는 다양한 작은 이야기들과 함께 정조와 화성에 대해 잘 풀어 놓았다. 특히 이 책을 쓴 김준혁 박사는 정조 전문가로 현재 수원시 학예사로 근무하면서 어느 누구보다 정조의 삶에 대해 깊이 연구하는 소장학자이기에 더욱 관심이 가는 책이다.
물론 이전에도 정조와 화성(華城)에 관련된 책들이 많이 나왔지만, 이처럼 쉽고 넓게 다룬 책은 본 적이 없었다. 정조 전문가의 눈으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정조와 관련된 의구심을 콕콕 짚어 하나씩 풀어서 설명하였기에 성군 정조에게 다가가는 길이 이 책을 보면 좀 더 쉬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