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와 리즈우루무치는 싸고 당도가 풍부한 과일의 천국으로 유명하다
최종명
정말 싸니 미치도록 망고만 먹었다. 망고는 처음에는 연두색이다가 점점 누렇게 변하는데, 보통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고 맛도 좋다. 처음부터 약간 자주색 빛깔이 도는 홍망궈(红芒果)가 있다고도 하지만, 오래 두면 서서히 한쪽 면부터 불그레해 지다가 빨갛게 익게 되는데 그야말로 레드망고다.
반 정도 붉어진 뒤 먹으면 그 새큼한 맛이 더욱 진하고 수박보다도 훨씬 더 달다. 호텔에서 내려다 보이는 과일가게 때문에 내내 밥 대신 과일로 해결했다.
다음날 7월 4일, 둔황에서 만난 학생을 마중하러 기차 역에 갔다. 혼자 배낭 메고 밤새 기차를 타고 온 친구를 내 숙소에서 재워주기로 했다. 짐을 풀고 나더니 과일 앞에서 정말 눈빛이 확 달라진다. 정말 과일만으로 허기를 채울 수 있는 곳이다.
자치구박물관을 찾았다. 박물관 가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미라가 있다고 해서 같이 갔다. 입구에 위구르족 아주머니들이 머리에 두건을 쓴 채 앉아있다. 역시 서구적인 눈매와 몸매가 위구르족 답다. 박물관에는 여러 종류의 석기(石器), 청동기(铜器), 철기(铁器) 등 당시 이 지역의 문화재들이 전시돼 있다. 하지만, 역시 우리의 관심사는 미라.
중국어로 미라는 페르시아(뽀쓰 波斯) 말로 'mumiai'에서 온 무나이이(木乃伊)라 발음한다. 아쉽게 미라는 찍지 못했지만, 한 아주머니가 차근차근 너무도 상세히 설명해줘서 많은 정보를 얻었다. 모두 21구의 구스(古尸), 오래된 시체가 있다. 4천년 전 신비의 나라이던 러우란(楼兰) 시대 미녀도 있고, 체형이 남자처럼 키가 큰 3200년 전 하미(哈密)의 여인도 있으며 투판(吐蕃)의 영토이던 쑤베이씨(苏贝希)에서 발견된 장군도 전시돼 있다.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어서 연구가치가 높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