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장애 학생을 태운 '하니'와 함께 걸어가는 마산대학 박만규 승마교육원 원장. 김연옥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제자인 이현희(인제대학교 특수교육과 2년) 학생을 만나 반가웠다. 평소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게 내 단점인데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용케 그 제자 이름이 기억나 다행스러웠다. 특수교육이 전공이다 보니 겨울 방학 동안 '열린 학교'의 선생님으로 장애 학생들을 돕고 있었다.
지난 3일부터 초, 중, 고등부 여덟 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열린 학교'에는 마산, 창원, 진해,함안 등지에서 살고 있는 장애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었다. 그들 가운데 김은주(20) 학생처럼 재활 치료로 계속해서 말을 타 온 학생도 있었는데 균형 감각, 자세 교정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영국 사람인 아그네스 헌트와 올리브 썬즈, 노르웨이의 에르스베스 봇스커 등 장애인을 위한 승마에 깊은 관심을 보이던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오늘날 재활승마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박 원장은 리즈 하텔이란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재활승마의 대표적인 사례로 내게 들려주었다.
그녀는 다리 마비라는 신체 장애를 극복하고 1952년 핀란드의 헬싱키에서 개최된 제15회 하계 올림픽에서 마술(馬術) 경기에 출전하여 마장마술(dressage) 부문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는 거다.
길이 60m, 너비 20m의 마장(馬場)에서 말을 다루는 마장마술 경기는 매우 아름답고 우아한 경기이다. 선수들의 복장부터 우아하지만, 무엇보다 사람과 말이 호흡을 같이하여 예술적 극치를 보여 주는 마술(馬術)이다.
말의 걸음걸이는 사람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래서 장애인이 말을 타게 되면 걸을 수 없는 장애인의 대뇌신경에서 정상인이 걸을 때 나타나는 운동신경 반응을 유도해 낼 수 있다. 그리고 근육의 유연성, 균형 감각, 자세 교정, 집중력, 자신감 등 신체적 및 정신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영국, 독일,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는 이미 재활승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