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영어공교육 완성을 위한 실천방안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천세영 자문위원, 이경숙 인수위원장, 이주호 사회교육문화분과 간사.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이 위원장은 30일 열린 '영어 공교육 정상화 방안' 공청회에서도 토론자들의 질문과 제안에 직접 답변하는 등 발제자인 천세영 (충남대) 교수보다 더 적극적으로 임했다.
이 위원장은 공청회 말미에 영어 발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에서 '오렌지(orange)'라고 했더니 아무도 못 알아듣다가 '어륀지'라고 하니 알아듣더라"며 "국립국어연구원의 외래어 표기법부터 수정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의 '원어발음 시범'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이귀영슉 위원좡뉨 화이튕"이라며 비꼬기도 했다. 인수위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 "앞으로 회의나 언론 브리핑도 영어로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이 오고 갔다. 이동관 대변인 또한 기자들에게 "이제 브리핑도 영어로 하게 될지 모르겠다"고 우스개를 건넨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내에 교육부와 예산처, 외교부 등이 모아 만들 영어 공교육 개편안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의 팀장도 직접 맡을 계획이다. 인수위의 영어 공교육 개편안을 진두지휘하겠다는 뜻이다.
"테솔 자격증, 숙대총장 출신 위원장이라서?" 하지만 적극적인 이 위원장을 향한 시선은 곱지 않다. 이 위원장이 총장으로 있는 숙명여대가 국내에 처음 도입한 테솔(TESOL·Teaching english speaker of other languages)을 '영어전용교사'의 자격요건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테솔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영어교수방법을 연구·개발하고 이 과정을 통해 영어전문교사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전날(30일) 인수위 내에서 공청회가 열리던 시각 인수위를 항의 방문한 영어과 임용고시 수험생 20여 명은 "테솔 수료자에게 교사 자격을 준다고 하는 것은 이 위원장이 총장으로 있는 숙대에서 테솔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며 "테솔을 강조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1994년 숙명여대 총장에 취임한 이경숙 위원장은 영어교육에 각별한 관심을 두고,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자체 영어 말하기·쓰기 시험을 만드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숙명여대가 테솔을 도입한 해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 교육을 도입, 사교육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고, 테솔 자격증은 학원 강사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도 이 위원장이 영어교사 자격증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 위원장이 총장으로 재직 중인 숙명여대가 운영하고 있는 영어교사양성프로그램과 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