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30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실천 방안'의 공청회가 편파적인 밀실 공청회로 국민 여론 호도한다며 피켓을 들고 있다.
유성호
영어교사가 되는 길도 넓어졌다. 테솔(TESOL) 등 국내외 영어교육과정 이수자, 영어권 국가 석사학위 이상 취득자, 교사자격증 소지자, 전문직 등으로 확대되고, 심층 구술면접을 통해 선발된다. 또 영어에 능통한 대학생과 주부, 지역주민, 해외교포 등에게 일정한 제도적 인센티브를 주고 '영어전용 보조교사'로 적극 활용한다.
영어교사 임용 수험생들을 거리로 내몬 것은 바로 이러한 '영어교사 자격 완화' 정책 때문이다. "여기에 온 이유가 뭐냐?"는 질문을 받은 이주현씨는 기다렸다는 듯 속사포처럼 자신의 생각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인수위가 교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교사 자격을 주겠다는 것인데, 테솔은 3개월에서 6개월만 교육을 받으면… 돈만 있으면 누구나 딸 수 있는 자격증이다. 적체돼 있는 교사 준비생들이 7천명에서 1만명이다. 모두 4년에서 7년 가까이 공부를 했다. 이런 학생들은 제쳐두고 검증되지 않은 테솔 수료자를 우선적으로 구술면접만을 보고 뽑겠다니…. 너무 억울하다."이주현씨는 또 "영어에 능통한 주부에게 영어 보조교사 자격을 주겠다는 것인데, 미혼은 왜 안 되냐"며 "이 역시 특정 집단을 염두에 둔 조치 아니냐"고 의아해했다.
이어 이씨는 "임용고시를 거친 교사들 월급이 190만원 정도로 알고 있는데, 테솔 수료자를 채용할 경우 260여만원을 주고, 교통비에 수당까지 지급한다고 한다"며 "자기 딸자식 유학갔다와서 할 일 없이 놀고 있으니, 영어전문교사나 하라고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역시 영어교사 임용을 준비하고 있는 김권남(35)씨는 "영어만 잘한다고 6개월 과정의 테솔 수료자에게 교사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예를 들어 개인택시 자격을 취득하는데도 12년이 걸리는데, 단지 운전만 잘한다고 택시운전 자격증을 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서지현(27)씨는 "임용고시는 3차 시험까지 보는데, 2차 시험은 영어에세이를 써야 하고, 3차에서는 심층면접과 함께 영어수업을 시현해야 한다"며 "쓰기, 말하기 능력이 없으면 아예 시험을 통과할 수 없는데도 인수위가 임용고시 수험생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연정(31)씨도 "사범대 영어교육과나 교육대학원에 가는 사람들은 공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반면 테솔은 사교육 시장을 노린 것이다, 출발점이 다르다"며 "공교육을 강화한다면서 사교육을 위해 키워진 사람들을 데려다 쓰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테솔? 인수위원장이 숙대 총장 아니라도 허용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