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회교육문화분과위 자문위원
남소연
유인촌씨는 대표적인 친노 인사인 배우 문성근·명계남씨에 대해 영화계 일각에서 퇴출 요구가 제기되는 것에 대해 "그동안 눌려있던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것"이라면서도 "화합에 앞장서야 할 문화예술 쪽에서 또 한 번의 갈등을 부추기고, 편가르기가 시작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이제 바뀌었으니까 너희들 떠나라, 이제부터 우리 세상이다' 이런 개념보다는 그 안에서 서로가 많은 의견 교환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문화예술위·영화진흥위 등 해체 주장에 대해서도 "해체는 너무 급격하고 잘 고치고 가다듬어서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유씨는 "좌파문화권력으로부터 폐해를 직접 경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따지고 보면 피해라면 피해"라며 "7년이나 진행했던 프로그램 <역사스페셜>이 노무현 정부로 바뀌면서 없어지고, 대신 문성근씨가 진행하는 <인물현대사>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화예술계의 양극화 해결 방안과 관련 "(영화의 스크린쿼터제처럼) 스테이지쿼터제를 만들어서 수입 뮤지컬 하나 들어오면 무조건 창작 뮤지컬 한 편 만들게 하는 건 어떨까 싶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대통령직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 상근자문위원이기도 한 유인촌씨는 "이명박 당선인과의 인연도 운명이라는 틀 속에서 여기까지 왔다"며 "아마 이 당선인과 끝까지 운명을 같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요지.
"이명박 당선인과의 인연은 운명. 끝까지 같이 할 것"- '문화예술계와 이명박 당선인을 이어주는 중간자 위치에 있다'고 말해왔는데,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나?"문화예술 분야 정책 만드는 데 의견을 냈고, 선대본 문화예술 정책위원장 직무대행을 좀 했다. 본 유세가 시작되면서는 유세장에 후보와 같이 다니면서 직접 국민들 만나는 일을 앞장서서 했다. 그것 외에 다른 큰 역할은 없었다. 저는 (이명박 당선인과의 인연이) 팔자소관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인연을 맺고 사는데, 이 당선인과의 인연도 운명이라는 틀 속에서 여기까지 왔다. 제 경우는 그렇더라도 제가 직접 나서서 우리쪽 동료들에게 선거에 도와달라거나, 앞장서서 뛰어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다.
아무래도 제가 앞장서 있으니까, 자동적으로 도와주는 친구는 있었지만 앞장서서 문화예술인들을 대거 동원해 선거운동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결국 예술하는 사람들이 너무 선거에 휘둘리면…, 나중에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이 생길지 모르는데…, 이미 저는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이미 한복판에 들어와 있는 것이니까…. 다른 동료들은 대부분 지켜보면서 도와주거나 소극적인 활동을 했다. 오히려 이번에는 제 부탁 여부를 떠나 자발적으로, 특히 방송연예 쪽에서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분들이 있었다."
-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줄서기 한 것은 아닌가?"그렇게 보지 않는다. 항상 위기는 있었다. 물론 지지율이 높았지만 수없이 많은, BBK 같은 의혹들이 사람들을 굉장히 힘들게 하지 않았나. 대세 때문에 꼭 나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명박 당선인이) 분야마다 갖고 있는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 아니겠나. 많은 부분이 침체돼 있고, 느슨해져 있는 것을 닦고, 조이고, 기름 쳐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일하는 분위기로 만들고,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길목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 것 아니겠나.
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많은 어려움이 그런 것으로 다 극복이 되지 않았겠나. 저는 그런 믿음이 있다. 이 당선인과 3년 동안 일을 같이 해봤는데, 일을 추진하는 스타일이나,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고비고비에서 난제를 풀어가는 방식들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 문화예술기관의 기관장은 임기가 있고, 대개 이명박 정부 집권 초기와 기간이 겹친다. 정부와 문화예술 기관장들이 '코드'가 안 맞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물갈이'를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언론에서 그런 문제제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오히려 차기 정부를 준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런 문제제기를 먼저 하지 않는다. 현 정권 임기 말에 많은 인사이동이 있어서 새롭게 임기를 시작하는 기관장들이 많이 생겼다. 정부가 새로 바뀌었지만, 이들은 2년, 3년 이상 임기를 채우게 된다. 사람을 쫓아낸다고 하는 개념을 떠나서, 일하기 힘들지 않겠나. 더구나 생각이 다르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