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치렌산맥 넘어가는 길, 칭스쭈이 마을에서 만난 아이들
최종명
꼬마 녀석이 귀여워서 돈을 주니 받지 않는다. 거듭 받으라고 하자, 형이 귓속말을 한다. 그랬더니 냉큼 받는다. 그리고 뛰어가더니 풍선 껌을 사서 다시 오더니 받으라 한다.
버스에 타고 헤어질 때 다시 뭔가를 주려는데 사양했다. 아마도 먼 길을 가니 주머니 속에 남아 있던 껌을 주려고 하지 않았을까. 하여간 참 인정머리가 있는 녀석이다.
다시 버스는 치롄(祁连) 산맥 남쪽 고원을 달렸다. 오른쪽으로는 해발 4~5000m의 설산이 드러나고 왼쪽으로는 푸른 초원 위에 양떼들이 온 산을 뒤덮고 있다.
약간 낮은 평야지대에는 말들도 있다. 전봇대 사이로 멀리 눈 덮인 설산이 보이고 평야에는 말들이 거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차에서 내려 마음껏 보고 쉬었다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버스는 아랑곳 하지 않고 달린다. 정말 언젠가는 다시 이곳을 찾아오리라. 그때는 지프차를 몰고 가는 여행이면 좋을 듯싶다. 멋진 광경을 사진에 담기도 하고, 양치기들과 대화도 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평지에서부터 초원 능선을 넘어 하얗게 끝도 없이 이어진 설산을 향해 올라가고도 싶다. 두고두고 보고 또 보리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