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두 번째 주말, ‘안동’에서 ‘함양’으로 길을 떠났다. 예부터 큰 인물을 낳은 땅으로 경상좌도에선 안동을, 경상우도에선 함양(咸陽)을 꼽으니 우리의 여정은 ‘좌 안동’에서 ‘우 안동’으로 가는 길이다. 영남 유림의 본산으로 안동에 퇴계 이황이 있다면 함양에는 일두 정여창(1450~1504)이 있었다. 조선조 5현, 동국 18현 중의 한 분으로 기려지는 이 영남 거유가 태어난 곳이 함양군 지곡면인 것이다.
함양에서 제일 먼저 들른 곳이 안의다. 1914년 안의군이 폐지될 때까지 함양의 중심이던 고을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1737~1805)이 현감으로 다섯 해 동안 이 고을을 다스렸다. 그는 이 때, 나라에서 처음으로 물레방아를 만들어 쓰게 했다는데, 그래서일까, 함양군의 상징은 ‘물레방아골 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