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 안전보건관리 취약

노사자율점검에서만 100여 건 지적

등록 2008.01.24 21:00수정 2008.01.2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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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돌연사 원인과 관련 역학조사 중간 결과 발표장인 산업안전보건연구원 현관에 내걸린 현수막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돌연사 원인과 관련 역학조사 중간 결과 발표장인 산업안전보건연구원 현관에 내걸린 현수막 심규상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돌연사 원인과 관련 역학조사 중간 결과 발표장인 산업안전보건연구원 현관에 내걸린 현수막 ⓒ 심규상

 

소속 노동자 2명이 돌연사한 한국타이어중앙연구소 정기 안전점검결과 약 100여 건의 크고 작은 안전보건 소홀사례가 지적돼 안전보건관리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가 최근 입수한 대한산업안전협회가 벌인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 정기안전점검보고서(2007년 10월 2일)에 따르면 직원들이 각종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한국타이어 측은 노동자 돌연사 파문이 일자 대한산업안전협회와 노사자율점검을 벌였지만 아직까지 그 세부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점검당시에도 대부분의 유기용제 등 위험요인에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경고 표지나 자료를 부착, 비치하지 않았다. 물질안전보건자료 경고 표지를 부착하지 않아 지적받은 사례만 12건으로 가류기, 성형기 등 곳곳에 걸쳐 있다.

 

특히 성형기에서는 유가족들에 의해 사망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솔벤트(HV-250)가 묻은 도포용 붓솔을 방치해 '자연확산 되지 않도록 밀폐용기에 보관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일부 전기기계설비에는 비상정지 스위치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다. 압출기 이송 콘베이어 장치, 로울러기, 성형기 등 비상정지 스위치가 설치되지않아 지적된 사례만 설비별로 10여 건에 이른다.

 

2002년 상반기에만 안전사고 31명, 원인은 '작업자 부주의'?

 

또 유기용제를 다루면서 호흡용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하는 사례도 지적됐다.

 

이 밖에도 화재감지기 및 소화기 미설치, 체인회전부 덮개 미설치, 용접시설에 보안경과 용접장갑 등 설치미흡, 난간대가 없는 계단 등 여러 위험요인이 개선지시를 받았다.

 

실제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 내부 자료에 따르면 2001년 상반기에만 모두 31명(근로자 2007년 기준 434명, 이중 생산직 139명)이 각종 안전사고를 당했고 이중 절반 이상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 유형별로는 손가락이나 발 협착, 골절, 찰과상 등 다양하다.

 

하지만 내부 자료에는 사고원인의 대부분을 안전수칙미준수나 무리한 동작 등 작업자의 부주의나 동료의 과실로 돌렸다. 해당 기간 중 일어난 사고 중 자체설비결함을 사고원인으로 꼽은 것은 단 한 건뿐이다.

 

이와 관련 한국타이어 측은 "노사자율안전점검에서 지적된 사항중 대부분을 시정조치했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지방노동청은 한국타이어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벌여 한국타이어 생산공장과 중앙연구소 등에서 모두 1394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을 적발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 등에서는 지난 1년 반 사이 14명이 각종 질병과 사고 등으로 숨졌다. 사망자 중 관련 질병은 심장질환(7명), 폐암(2명), 식도암(1명), 간세포암(1명), 뇌수막종양(1명) 등이다.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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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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