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 전화서비스 VoIP 가입자 증가

지난 2년 동안 미국의 통신업계 전화 가입자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인터넷을 이용한 전화 서비스인 VoIP 가입자들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VoIP 사업자들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케이블 망을 이용해 VoIP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이블 사업자들 그룹으로 미국의 최대 케이블 사업자인 컴캐스트(Comcast)와 타임워너 케이블(Time Warner) 등이 이에 속한다. 두번째로는 케이블 사업자들과는 별도로 자체 인터넷 망을 이용해 VoIP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사업자들로 보니지(Vonage)와 스카이프(Skype) 등이 있다.

이들 미국 VoIP 사업자들의 시장 점유율을 보면, 32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컴캐스트(Comcast)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타임워너(Time Warner)와 보니지가 각각 24만 명의 가입자를, 케이블비전(Cablevison)이 140만 명의 가입자를, 그리고 차터(Charter)가 6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07년 2/4분기 기준).

지난 2005년, 컴캐스트를 비롯한 미국의 거대 케이블 사업자들이 VoIP 사업에 뛰어든 후, 공격적이고 전략적인 시장 공략을 통해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여 2007년 말 현재 미국 VoIP 시장의 70%를 차지함으로써 미국 VoIP 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케이블 사업자들, VoIP 시장 70% 차지

미국 케이블 업계의 VoIP 시장 진출은 케이블 회사들이 인터넷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병행하여 판매하면서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미국의 케이블 회사들이 인터넷, 전화, 케이블 서비스를 패키지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되면서, 즉 케이블 회사들이 인터넷 서비스를 판매하게 되면서부터, 그동안 자체 인터넷 망을 통해서 VoIP 서비스를 제공하던 사업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VoIP 시장에 케이블 업체들이 뛰어들게 된 것이다.

이러한 케이블 업계의 VoIP 시장 진출로 인해, 스카이프와 보니지 등 자체 인터넷 망을 이용해 VoIP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케이블 사업자들의 경우 VoIP 서비스와 케이블 TV, 그리고 인터넷 서비스 등을 패키지로 묶어서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어, 자체 인터넷 망을 이용한 VoIP 사업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

이러한 케이블 업계의 판매 전략에 맞서기 위해, 자체 인터넷 망을 이용한 VoIP 사업자들은 그동안 개인 가입자들을 주요 타깃으로 한 판매 전략을 바꾸어 기업 가입자를 주요 타깃으로 한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자체 인터넷 망을 이용해 VoIP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카이프와 보니지는 기업 가입자들을 늘리기 위해 회사 내 모든 컴퓨터에 VoIP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각 회사의 IT 매니저들이 이를 손쉽게 관리 유지할 수 있는 도구들도 제공해 주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내 기업들의 인터넷을 이용한 텔레 컨퍼런스(실시간 전화회의)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인터넷 망을 이용한 VoIP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자체 인터넷 망을 이용한 VoIP 서비스 가입자들의 30%는 기업 가입자들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스카이프와 미국의 대표적인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중 하나인 마이스페이스(MySpace)는 마이스페이스 사용자들에게 무료 VoIP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마이스페이스 이용자들은 다른 스카이프 이용자들이나 마이스페이스에 자신의 친구로 등록되어 있는 이용자들과 무료 통화가 가능해졌다.

이 서비스는 사생활 침해 방지와 보안을 위해 스카이프가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제공하는 무료 VoIP 서비스를 마이스페이스에서 친구로 등록된 이용자들 사이에서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스카이프는 마이스페이스와의 제휴를 통해 단순히 목소리만 전송하는 차원을 넘어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VoIP서비스 사업에 대한 대기업의 진출도 점차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중 하나인 이베이(eBay)는 14억 달러에 스카이프를 인수했다. 이베이의 VoIP 시장 진출로 앞으로 미국내 다른 대기업들의 VoIP 시장 진출도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2009년까지 미국내 VoIP 시장의 판매 규모는 234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VoIP 사업자들의 국제시장 진출도 활기를 띠고 있다. 주로 북미 캐나다와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를 주 타깃 시장으로 삼고 공략하는 미국 VoIP 사업자들은 앞으로 점차 유럽과 아시아 시장으로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일반전화와 휴대폰 전화번호가 구분 없이 함께 사용되고 있다. 다시 말해, 한국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일반 전화번호와 휴대폰 전화번호가 같은 국번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화번호만으로는 그 전화번호가 일반전화용인지, 휴대폰용인지 구분하기가 힘들다. VoIP 라인의 경우도, 소비자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예전의 일반 전화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VoIP 가입에 따른 새로운 전화번호를 부여 받지 않는다.

일반전화와 휴대폰, 전화번호 구분 없이 사용

한편, 최근 들어 이러한 미국내 VoIP 시장의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부분이 지적되고 있어 VoIP 사업자들이 골치를 썩이고 있다. 다름아닌 VoIP의 보안성에 관한 문제점이다. VoIP가 일반 전화와 다르게 인터넷 라인을 사용하다 보니 인터넷을 이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보안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까닭이다.

VoIP가 가지고 있는 보안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가 되고 있는데, 가장 치명적인 보안상 문제점으로는 DoS(Denial of Service) attack이 지적되고 있다. DoS attack은 인터넷에 연결되어 VoIP가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장비가 인터넷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이용자들의 요구사항을 실행하지 못하게 만든다.

두 번째 보안상 문제점으로는 스팸이 지적되고 있다. 스패머들이 VoIP 라인에 침투해 한번에 대량의 광고나 홍보용 음성 메시지를 다수의 VoIP 이용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보내 VoIP 이용에 혼란을 주는 경우이다.

세 번째로 지적되고 있는 보안상 문제점은 전문 인터넷 해커들의 공격이다. 전문해커들이 VoIP 라인과 시스템에 불법으로 접속해 국제전화나 화상전화 등 비교적 값비싼 전화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보안상의 문제점으로 인해 골치를 썩고 있는 VoIP 사업자들은 현재 인터넷 보안 업체들과 함께 VoIP 라인과 시스템의 보안강화를 위한 보안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개발과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지난해 미국의 대표적인 이동통신회사 중 하나인 버라이즌이 미국의 VoIP 사업자중 하나인 보니지를 대상으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보니지의 VoIP 사업이 버라이즌이 미국 특허청에 등록한 3가지 특허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즉, VoIP 서비스가 버라이즌이 이미 등록해 놓은 전화사업의 특허를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고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쉽사리 결론을 내기가 어려운 형편이지만, 이제 VoIP 사업을 시작 하려는 한국의 기업들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전화회사들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 한번쯤 한국 특허청의 전화사업과 관련된 특허내용을 살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 미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최진봉 기자는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학교 매스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미디어 미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최진봉 기자는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학교 매스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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