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 사립고, 기숙형 공립고 등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결국 이름을 바꾸었다. 각계의 논란 끝에 결국 '인재과학부'는 '교육과학부'로 새로 태어났다. 하지만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바닥에 깔려 있는 교육철학까지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이미 지난 얘기지만 다시 반박하고 싶다. 교육과 인재를 놓고 보면 교육은 상위어고 인재는 하위어다. 교육으로 인재를 양성하는 것과 인재로 교육을 대리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볼 때 하늘과 땅 차이다. 다시 말해 교육으로 인재를 양성할 수는 있어도 인재로 교육을 대리할 수는 없다.
내가 맡고 있는 고등학교 2학년의 한 학급 35명을 '인재'와 '둔재'로 나누는 기준이나 잣대는 현행 교육과정상 아무 것도 없다. 교육은 가능성이나 잠재력을 담보한 기다림이다. 자라나는 학생을 대상으로 인재니 둔재니 섣불리 판단하는 것 자체가 이미 비교육적인 처사다.
그래도 긍정하자. 국가 조직을 논하는 명칭이니 인수위가 심도 있게 고민했다고 치자. 하지만 무엇보다도 긍정할 수 없는 것은 새 정부가 내세울 교육 정책이다.
'특별'한 고등학교를 늘리면? "사교육 천국 될 테죠""전국 16개 시도에 자율형 사립고 100개, 기숙형 공립고 100 개 등 특별한 고등학교 수백 개 세운다는 거 알지? 어떤 결과를 예상할 수 있을까?" 이제 고2가 될 인문계 고교생들에게 우문(?)을 던진다. 그 답변은 무엇일까?
"사교육 천국이 될 테죠." "초딩 때부터 공부만 해야 될 것 같아요." "학부모들 돈 많이 벌어야겠죠?" "현행 9등급제를 폐지하고 원점수제로 돌린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같은 등급이라 하더라도 상위 점수와 하위 점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잖아요. 그걸 같은 등급으로 묶어 버리면 상위 점수를 받은 사람이 억울하잖아요." (찬성 입장)"어떤 과목 점수가 좀 부족해도 같은 등급으로 묶이면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점수제는 너무 서열만 중시하는 거 같아요." (
반대 입장) 그리고 30명 정원(방학 중이라 학생 몇 명이 빠졌다) 두 개 학급에서 거수로 등급제 폐지를 놓고 찬성과 반대 의견을 물었다. 등급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쪽 숫자가 약간 많았다.
"그럼 대입시에서 논술고사를 보는 것에 어떻게 생각해요? 논술고사 찬성하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침묵이 흐른다. 한두 명 정도 손을 든다.
대학 줄세우기 하는 현실, 어떤 교육정책 나와도 '허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