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름교회(담임 정언용)는 작은음악회를 통해 할머니 고향 보내드리기 성금을 모았습니다.
조호진
이날 모임의 주요 논의는 허병숙 할머니 고향 보내드리기 방향에 대한 점검이었습니다. 할머니가 마음을 닫으면서 독자 투쟁 의지를 거듭 다진 것입니다.
지난 3일 할머니는 후원자들의 위로 방문을 거절하더니, '효도신발'과 '목도리' 등 드렸던 선물까지 가져가라고 하는 등 마음이 뒤틀려 졌습니다.
할머니의 마음을 녹이려고 애쓴다고 했지만 고향 보내드리는 일에 대해 의심과 경계를 풀지 않는 것입니다. 이해합니다. 한국에서 얼마나 당했으면 저렇게 완강하겠습니까. 저 고집이 할머니를 살아 있게 만드는 힘이고, 투쟁의 원동력일 것입니다.
고향 보내드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동포(물론 한국의 가난한 사람도) 돕는 일에 지혜로움과 겸손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여러 모로 부족했고 교만했던 것 같습니다.
아울러 동포 가운데 일부는 자신들을 이용해 이익을 챙기려고 돕는 일을 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오해는 도움을 주고받는 일에서 늘 있어 왔는데 그 책임은 돕는 자에게 있을 것입니다.
할머니 고향 보내드리기 방향에 대해 논의한 결과 ▲할머니 체불임금인 1050만원의 성금을 1월말까지 모은다 ▲성금이 모아지면 할머니의 의사를 확인한다 ▲고향 가시겠다는 의사가 분명하면 고향 보내드리는 절차를 밟은 뒤 성금을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도움을 완강하게 거부할 경우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중국동포의 여러 문제를 다룬 '조국을 찾아온 조선족, 중국동포'를 19일 방영했습니다. 허병숙 할머니의 딱한 사연도 주요하게 다뤘는데, 가장 또렷이 남는 것은 할머니 딸의 목소리입니다.
"엄마 빨리 오오, 이번 달에 오는 걸로 하오, 엄마 와서 같이 설 쇄야지, 다 기다리니까 빨리 와요!""도움 필요 없다" - "돈 모았으면 나를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