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우체통오래도록 끊겼을 소식.
문종성
연이은 펑크, 그리고 만난 줄고장의 견인차량. 나로서는 영문을 모르는 PGR에 체포된 사람들. 하루가 참 길었구나 싶은 생각이 한숨으로 대신해 나온다. PGR 대원이 잡아준 트럭을 타고 산 루이스 외곽에 위치한 자동차 정비소에서 내렸다. 자동차 정비소지만 자전거 수리도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새벽 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정비소에서 야간 근무를 서고 있는 호세(Jose)가 선한 얼굴로 맞아주었다. 그에게 난관을 보여줬더니 그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하지만 그의 손은 튜브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어렵겠지만 포기한다는 뜻은 아니란 걸 말해주는 것이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하는 데까지 해 볼게요."
선하디 선한 그의 눈빛에 담겨진 결의에 마음이 놓이면서도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궁금해 그의 곁에 있기로 했다. 그는 자동차 타이어 수리에 쓰는 각종 공구를 총 동원해 자전거 타이어를 손보기 시작했다.
그의 손놀림은 매우 섬세했다. 하지만 그 섬세함마저도 커버하기 곤란한 펑크 부분은 고난이도 그 자체였다. 이리저리 각도와 길이를 재보고 이래저래 눈대중과 손에 익은 감각으로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갔다. 역시나 어려웠던지 그 역시 실수를 거듭했다. 그러기를 30분여. 만만찮은 작업을 끝내고 호세가 마침내 공기 주입 부분의 펑크를 때우는데 성공했다.
"대단해!"라고 엄지 손가락을 그에게 치켜들자 그가 머리를 긁적이며 수줍어했다. '자동차 정비소라고 우습게 볼 게 아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