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소근리에서 굴양식업을 하던 문남환씨가 기름범벅된 굴의 냄새를 맡고 있다.정대희
▲ 태안군 소근리에서 굴양식업을 하던 문남환씨가 기름범벅된 굴의 냄새를 맡고 있다.
ⓒ 정대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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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는 굴 채취를 하나도 못했다. 오히려 피해보상을 받으려면 증거보전을 위해 기름범벅 된 굴을 그대로 방치해야 한다고 한다.
"양식장 쪽은 쳐다보기도 싫어, 가끔 스쳐가듯 눈이 가면 한숨만 나오고…"하며 말꼬리를 흐리신다.
오늘도 문씨는 어김없이 하루 종일 기름과 한바탕 전쟁을 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무거운 발길을 옮겨 집으로 향한다. 힘겨운 발길을 돌리는 문씨의 등 뒤로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인 모습이 오늘따라 유난히 슬퍼 보이기까지 한다.
집에 돌아온 문씨를 처음 반기는(?) 것은 다름 아닌 각종 세금청구서다. 힘겹게 우편함에 꽂힌 청구서를 꺼내며 한 말씀 하신다.
"어휴~ 매일같이 이렇게 돈 쓸 일만 생기니…. 어제도 보일러 기름값으로 50만원이나 썼는데 말여"하며 한탄하던 문씨.
"맨날 기자들이 와서 취재는 해 가는데… 뭐 달라지는 게 있어야지. 나도 두 번이나 방송 타서 이런 저런 애기했는데 그때 뿐이여. 도대체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부가 생계지원금으로 300억원을 긴급배정ㆍ지급하였다는 보도가 한 달 가까이 되가지고 있지만 아직도 배분 문제로 충남도에서 표류 중에 있다. 또, 매일같이 방제작업을 하고 있지만 인건비로 산정해준다던 방제활동비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오리무중이다.
문씨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청구서를 들고 "이건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하며 힘겨운 발길을 집 안으로 옮긴다.
2008.01.11 11:03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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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만 해가면 뭐해.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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