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폐지론'에 부산 한나라당 의원들 팔짱만"

대통합민주신당, '해수부 사수'...전국 해양수산업계 서명운동 등 벌여

등록 2008.01.09 17:33수정 2008.01.0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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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은 김대중 정부 시절 해양수산부 폐지론이 제기됐을 때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팔짱만 끼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 폐지 내지 재편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지역 한나라당 의원들이 입을 다물고 있자 부산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가 밝힌 말이다.

 

부산시민단체협의회와 부산항발전협의회 등 해양수산 관련 단체는 9일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에서 ‘한나라당 부산 국회의원 규탄집회’를 열고 항의문을 전달했다.

 

이들은 “부산 국회의원들이 해수부 폐지에 대해 위의 눈치만 보고 매우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만든 해수부를 한나라당이 해체하려는 현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통합민주신당 ‘해수부 폐지는 국민 모독’

 

반면 대통합민주신당 부산시당과 부산 출신 국회의원들은 해수부 사수에 나섰다.

 

부산시당은 9일 논평을 통해 “해수부 폐지가 이명박 당선자의 인수위원회에서 거론되고 있다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에 대한 역행이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뒤엎는 자가당착이자 부산- 울산- 경남 등 국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시당은 “대한민국 절반 가량이 해양을 통해 호구를 연명하고 있다는 현실적 문제는 일단 차치하고, 작은 영토의 국가가 강소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양진출을 해왔다는 역사를 망각하는 민족적인 우를 범하는 것는 대통령 당선자가 할 일이 아니다”면서 “자신의 경제 살리기 공약을 달성하려면 해양을 통한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반드시 해수부는 차기 정권이나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조경태(사하을) 의원은 8일 낸 성명에서 “해수부 해체는 10년을 역행하는 착오적 발상”이라며 “국민들은 ‘한반도 대운하’보다는 바다를 더욱 필요로 한다. 인수위가 국민들의 이러한 목소리를 듣지 않고 일방적인 추진을 할 경우 온 국민과 함께 이를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또 “인수위는 세계적인 흐름과 시대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해수부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대한민국을 내륙중심의 국가로 축소시킬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해수부 폐지는)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대운하의 추진을 위해 건설교통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곳곳에서 ‘해수부 사수’

 

이외에도 해수부 사수 목소리가 높다. 부산·경남·전남지역 해양수산 단체들은 지난 8일 여수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해수부 존치’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 대표들은 9일 서울로 상경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에 건의문을 전달했다.

 

이들은 10일 부산을 비롯한 전국 7개 시·도에서 동시에 대시민 서명운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부산에서는 지난 8일 롯데백화점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해양대 전체교수회도 8일 해수부를 해체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해양수산부 존치의 당위성을 위한 해양지식인 선언문’을 발표했다. 울산항발전협의회 등 울산지역 10개 항만 관련 단체도 9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양수산부의 해체는 역사의 퇴보”라고 주장했다.
 
울산지역 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를 중심으로 한 해수부 폐지 움직임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이는 국익을 고려치 않은 중대한 착오로 국가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인천지역 해양수산 단체들도 9일 인천항운노조 대강당에서 토론회를 열고 해양수산부 폐지 방침에 반대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 단체는 결의문을 통해 “선진국들도 해양을 국정의 우선 순위로 삼고 정부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해양부는 반드시 존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8.01.09 17:33ⓒ 2008 OhmyNews
#해양수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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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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