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일 성공회대 교수(정치학)는 "이번 선거는 63.8% 대 26.2%+3.0%+0.07%가 아니라 63.8%+26.2% 대 3.0%+0.07%으로 봐야 된다"며 "이미 자유주의개혁정치세력은 신자유주의를 내재화하는 등 내용적으로 보수화된 이상 진보정치세력에게 남은 것은 자신을 버리고 스스로를 재구성하는 길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경태
조 교수와 이 교수는 최근 민주노동당 분당과 관련한 의제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조 교수는 "중도리버럴 정치가 급진적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면 (급진)진보정치세력은 대중과의 새로운 결합을 위한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며 "NL(자주파) 대 PD(평등파) 대립 구도의 정당 형태로 분화되기보다는 NL적 PD와 PD적 NL의 구도로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NL의 의제는 중도리버럴세력이 지난 10년 간 점유해버렸다. 이제 PD의 의제가 약진할 시기다. 그러나 PD가 대중적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분당되면 기반조직인 민주노총, 전교조 등에서 얼마나 새로운 신당으로 갈 것인가. 분당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고민하고 경험적으로 생각하라고 말하고 싶다."토론자로 나선 손석춘 '새로운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 역시 "제2 창당을 힘 있게 추진하는 것과 분당은 다르다"며 "자주와 평등의 가치 모두 필요하고 새로운 진보 운동이 필요한 상황에 분당을 하는 것은 거꾸로 향하는 것"이라고 동의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분당 이후 사태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이 분당을 주장하는 까닭을 이해해야 한다"며 "현재 완고한 자주파는 환경,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의 진보적 가치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에 이어 조승수 진보정치연구소 소장도 "이번 대선에서 당심이 민심과 괴리됐다"며 "2002년과 달리 추상적이지만 대중에게 새로운 가치, 희망을 보여주지 못하고 고정 지지층마저 까먹은 것은 민주노동당을 지배하고 있던 정파질서 탓"이라며 이 교수의 비판에 동의했다.
조 소장은 "당 내 중앙위원회, 대의원회 심지어 비대위조차도 다수파인 '자주파'의 동의가 없으면 움직이지 못한다"며 "그를 일소해 노동과 환경을 핵심의제로 삼는 신당, 계급연대 · 사회연대 전략을 철저히 실천하는 진보 신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진보와 개혁의 공존은 끝나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