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숲에 울리는 새끼 딱따구리의 작은 소리, 혹독한 겨울을 나면서 그들의 나무를 쪼는 소리도 점점 커지겠지요. 그때쯤이면 침묵의 숲 여기저기에서 풀꽃들이 피어나고 나뭇가지마다 꽃눈이 터지는 소리,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어루러져 들려올 터이니 또 그만큼 계절과 하나되는 소리로 들리겠지요.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맘몬의 논리가 어떻게 국민들의 마음 깊이 새겨지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못 살아도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가던 때가 있었는데, 조금 불편해도 다른 이웃을 배려하며 살아가는 것이 자연인으로서의 삶인데 언제부터 그렇게 경제제일주의자들이 되었는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나는 이런 세상을 꿈꿉니다. 우리 사람에게서 멀어진 자연이 사람에게도 점점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그런 세상, 그래서 결국 사람도 자연인의 하나로 서로 배려하며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입니다. 새들과 대화를 하고, 나무와 들풀들과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그런 세상 말이죠. 이런 세상이라면,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어가며 사는 세상이라면 이렇게 일등만 살아남거나 단 몇 퍼센트의 사람들이 세상의 모든 부와 권력을 누리지는 않겠지요.
새해가 시작된 후 우연히 손만 뻗치면 잡을 수 있을 만큼의 거리까지 다가온 작은 새를 내게로 날아온 길조라 생각하고 올 한해도 힘차게 살아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