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요삼 선수
한국권투위원회
새벽 3시. 최 선수의 간을 가지고 내려온 유희철 교수가 도착했다. 최 선수의 폐, 각막, 심장 등 다른 5곳의 장기는 새 삶을 기다리는 전국의 다른 환자들에게 이식됐다. 서두른 덕분일까. 장기가 상하기 전 수술을 시작할 수 있었다. 수술을 집도한 간담췌이식외과 조백환 교수는 "간이 크고 상태가 좋다, 최 선수가 투병 중 영양공급을 받지 못해 영양상태가 좋지 못하긴 하지만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3시 40분. 조백환 교수와 유희철 교수가 수술실에 들어가면서 간 이식수술이 시작됐다. 수술실 밖은 최 선수의 간을 이식받는 수혜자 가족들이 초조한 모습으로 지키고 있었다. 수혜자는 독성 간염으로 투병 중이던 C씨(59, 전남 장흥). C씨는 관절염 수술을 받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독성 간염에 걸려 지난해부터 광주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나빠지기 시작하자 병원 의사의 권유로 지난해 12월 27일, 간이식수술이 가능한 전북대병원으로 옮겼다. C씨는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된 간이식 희망환자 3143명 중에서 혈액형·조직 등이 최 선수와 적합해 선정됐다. 무려 3143:1의 경쟁률을 뚫은 셈이다.
수혜자 C씨의 아들 S씨(28)는 이미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어머니에게 간을 이식해주려 1차 검사를 마친 상태였다. 2차 검사를 기다리던 도중 기증자가 나타났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S씨는 "어제 저녁 9시쯤 최요삼 선수의 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최요삼 선수의 소식을 들었을 때 안타깝다고 생각했다, 최 선수의 간을 받게 되어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수술 성공여부를 떠나 어머니에게 새롭게 태어날 기회를 준 것 자체가 고맙다, 그래서 어머니는 꼭 사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받았으니 드려야하지 않겠냐"며 "나도 장기기증을 할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