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 당선축하 현수막비내리는 대구시 신천동 4거리에 걸려있는 이명박 후보 대통령 당선 축하 현수막(2007. 12. 28). 이명박 당선자의 부인 김윤옥 씨는 대구여자중학교 출신이다
노기홍
그러나 그는 취임 후 ‘대북송금 특검’을 실시함으로써 대통령의 통치권을 법치주의의 틀 안에 가두어 버리는 모순을 범하고, 국가보안법폐지에 큰 힘을 소모하면서도 보수세력의 완강한 저항에 밀려 그 뜻을 관철시키지 못함으로써 지치기 시작했다.
나아가 당정분리 원칙을 내세우며 열린우리당과의 연결고리를 끊음으로써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여 진보세력을 규합 할 수 있는 통로를 막아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또한 경제논리에만 입각하여 새만금개발, 이라크파병, 한미 FTA 체결 등 우파정책을 앞장서서 시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 이상 그는 진보좌파가 아니었고 중도우파성향의 실용주의자였다. 지지세력인 진보진영은 이에 크게 실망하여 등을 돌리고 그를 우파라 부르며 분열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다. ‘한미 FTA 하나만 체결해도 길이 역사에 남을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노대통령을 치켜세우던 보수언론은 FTA가 체결되자 이제는 ‘수도권 규제완화, 부동산관련 세금인하, 3불정책폐지, 금산분리 철폐 등’을 거세게 요구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는 대통령을 좌파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결국 노대통령은 진보, 보수 양진영으로부터 협공을 받으며 설 자리를 잃고 정치적 피로감에 지치고, 레임덕에 빠지기 시작했다.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로 내려앉자(김대중 대통령의 임기말 지지율은 10%였음), 집권여당은 보수언론의 편향적인 보도에 대응할 생각은 않고 보수언론의 이간질에 친노, 반노로 나뉘며 적전분열상황까지 보이더니 스스로 집권여당을 깨뜨리고 뛰쳐나가 무늬만 다른 신당을 만들어 선거에 임했다.
그들 또한 지역주의에 편승하여 이번 대선보다는 다음 총선을 의식하는 구도로 선거에 임했고, 결국 호남에서만 몰표를 얻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보수진영의 지역주의 구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우를 범했다.
진보진영이 살길은 지역당에서 전국당으로 새 틀을 짜는 것결국 열린우리당은 ‘잃어버린 10년’의 덫과 ‘신지역주의’ 구도를 읽지 못한 채 허우적거렸다. 그리고 보수세력이 그렇게도 원하던 친노, 반노의 대결구도에 스스로 함몰되어버린 나머지 줄탁동시의 기회를 스스로 팽개쳤다. 이러한 이들의 행태는 서민의 불신과 민심이반을 더욱 깊게 할 뿐이었다.
노대통령이 말했듯이, 열린우리당은 단순히 노무현 정당이 아니라 지역당에서 정책당, 전국당으로 가는 도덕적 가치였고, 정치적 가치였음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은 이러한 전략적 비전, 근거, 가치를 뭉개버리는 오류를 범했다.
노대통령은 지역구도를 깨뜨리는 통합정치의 틀을 만들려했으나 보수세력과 진보세력 내부의 협공으로 말미암아 그 뜻을 펼치지 못했다. 한국에서 진보진영이 호남에 얽매이는 구도로 가서는 절대로 영남에 기반을 둔 보수진영을 이길 수가 없다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음에도 스스로 진보개혁세력의 구축에 실패함으로써 그 기회를 놓쳤다.
진보진영은 보수세력의 왜곡된 주장을 전혀 논리적으로 반박하지 못하더니 선거가 끝나자마자 패배주의에 빠져 선거참패 원인을 놓고 서로 ‘네탓’비난을 하면서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제 진보진영은 이런 소모적인 책임공방에서 벗어나 스스로 지역주의에 안주하는 틀을 깨뜨리고 나와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한다. 아울러 보수진영이 수 십 년 동안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고 있는 지역주의의 틀을 깨뜨릴 수 있는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민중들이 더 이상 보수언론의 왜곡된 논리에 휘둘리지 않도록 적절한 대응책을 세우는 진지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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