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는 비로 타이후은 아름다운 절경을 감추었다. 타이후에만 72개의 작은 섬이 있어 독특한 자연풍광을 뽐낸다.
모종혁
성장 일변도 산업화 정책이 가져온 타이후의 녹조 재앙
중국은 개혁개방 이래 지난 30년간 성장 일변도의 산업화 정책을 매진해왔다. 장쑤·저장(浙江)·안후이(安徽) 등 3개 성에 걸쳐 있는 타이후 일대는 산업화의 혜택을 받은 대표적인 지역이다. 우시·쑤저우(蘇州)·이싱(宜興)·자싱(嘉興) 등 타이후 인접도시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0%, 재정수입의 16%를 차지할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다. 우시만 하더라도 2006년 현재 중국 15대 경제도시 중 하나로, 총생산액 3300억 위안(한화 약 41조 2500억원, 전년비 15.3% 증가), 수출입총액 391.84억 달러(전년비 34.2% 증가)를 기록했다.
오늘날 우시의 발전에는 타이후의 공로가 가장 컸다. 타이후는 전체 면적이 2425㎢에 달하는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로, 산업 발전 및 도시 성장에 필요한 공업용수와 생활 식수를 우시에 공급해왔다. 호수 내 72개의 작은 섬이 있는 타이후는 자연풍광도 아름다워, 달리 관광자원이 없는 우시에 외부 관광객을 유인해 주기도 했다.
'타이후를 빼고 우시를 논하지 말라.' 이 말은 우시에게 있어 타이후의 존재 가치를 일깨워주는 격언이다. 타이후는 우시의 생명줄 역할을 하여 580여만 우시 시민들에게 경제적 풍요를 가져다 주었지만, 인간은 타이후를 파괴하는 것으로 보답했다. 2005년 중국 전체 면적의 0.4%에 불과한 타이후에 배출되는 오폐수는 60억 톤으로, 중국 전체 배출량의 1/10에 달했다. 날마다 늘어나는 공장에서 쏟아지는 오염물질과 산업폐기물, 비료, 정화되지 않은 하수 등은 쉴 새 없이 타이후로 흘러나갔다.
그동안 우시는 제지·비료·염색·필름·시멘트 등 오염물질의 배출이 심각한 공장을 앞 다퉈 유치하여 부유한 산업도시로 성장했다. 이에 비례해 타이후의 물은 마실 수도 없고 몸도 담가서는 안 될 정도로 썩어갔다. 지난 5월에 일어난 생수 사재기 소동은 오염된 타이후의 현실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우시 시민들의 식수원인 타이후는 유해 침전물에 잠식당해서 수돗물을 틀면 오폐물이 쏟아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중국 3대 호수 중 하나가 녹조로 가득 차서 물고기조차 찾아보기 힘들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