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마감 목전 수능 재채점... 사상 초유 '대입 혼란'

"물리 II 복수정답 인정" 등급 상향만 반영... 정강정 한국교육평가원장 사퇴

등록 2007.12.24 20:58수정 2007.12.2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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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윤영 박상돈 기자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영역 물리 II 11번 문항의 오답 논란과 관련, 24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복수정답을 인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수능 시험에서 복수정답 논란으로 인해 평가원이 정답을 수정한 경우는 2003년(2004학년도 수능) 이후 두번째이지만 채점이 완료돼 이미 성적표가 수험생들에게 배부된 상황에서 정답이 수정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에 따라 물리 II를 응시한 수험생들의 성적을 다시 채점해 수능 등급을 재조정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게 됐으며 현재 진행중인 정시전형 및 이미 끝난 수시모집 전형 역시 재사정이 불가피해져 일선 학교와 수험생들 사이에 심각한 혼란이 초래될 전망이다.
 
평가원은 등급 재조정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학생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 등급이 상향조정되는 수험생에 한해 성적을 재채점한다는 방침이며 교육부는 정시 원서모집 일정을 늦춰줄 것을 각 대학에 요청키로 했다.

정강정 평가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험생들의 요구에 따라 물리 II 11번 문항의 정답을 ④번 외에 ②번도 인정하고 이에 해당하는 수험생 중 등급이 상향조정되는 수험생들의 성적표를 조속히 다시 발부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물리학회가 11번 문항의 복수정답 가능성을 제기한데 대해 평가원이 22일 "문항과 정답에 모두 이상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지 이틀 만에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교육부는 대학별로 25일 또는 26일 마감되는 정시 원서접수 일정을 변경해 성적이 바뀐 수험생에 한해 28일까지 원서를 접수하고 이미 결과가 나온 수시모집은 정원 외로 추가 합격자를 선발하도록 각 대학에 요청키로 했다.

이번 수능에서 물리 II 과목에 응시한 수험생은 총 1만9천597명이며 이중 복수정답 인정으로 등급이 뒤바뀌는 수험생은 1천여명, 특히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상향조정되는 수험생은 50여명 가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평가원은 등급 재조정으로 인해 오히려 등급이 떨어져 피해를 보는 학생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 특정 등급이 비율이 다소 늘어나더라도 등급이 올라가는 학생들에 한해서만 성적을 재채점하겠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정시전형에서 수험생들이 응시원서를 제출한 해당 대학에 다시 채점한 성적을 송부할 방침이며 가능한 한 26일 오전까지 수험생들에게 재채점한 성적을 통보하기로 했다.
 
또한 수시 모집에 응시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교육부와 해당 대학이 협의를 거쳐 선의의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긴급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서남수 차관은 "새로 통보된 성적 등급이 수시모집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한 학생은 모집인원과 관계없이 합격자로 선발하도록 대학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아울러 물리 II 과목 등급이 조정된 학생에 한해 정시모집 원서접수 일정을 변경, 28일까지 원서를 접수하도록 각 대학에 요청할 방침이다.
 
정 평가원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평가원장직에서 전격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물리 II 문항의 정답처리 과정에서 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하였음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yy@yna.co.kr
kak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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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물리 #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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