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계룡산에서 만난 김진태(48)씨, 5년간 현장실무에 종사하다 5년 간 상장풍에 대해 연구를 하였다는 김진태씨를 만나니 그동안 들을 수 없었던 ‘왜?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임윤수
더구나 붉은색을 동쪽에 놓으라는 ‘홍동백서’와 ‘조율시이’, 대추는 붉은색 과실임에도 제일 왼쪽에 놓으라는 것은 서로 상충(相衝)되는데 왜 그러냐고 물으면 대개의 경우 ‘예전부터 그렇게 해왔던 것’이라는 등으로 이해되지 않는 설명으로 뭉뚱그리기 일쑤다.
어떤 때는 방위를 나타내는 동서(東西)로 말하고 어떤 때는 위치를 말하는 좌우(左右)로 말하고 있으니 무엇을 기준으로 하여 동서와 좌우가 구분되는지, 그 역사적 배경이나 기준은 무엇인지도 궁금하고 헷갈리는 일이다.
책들도 우왕좌왕이다. 어떤 책에서는 왼쪽부터 대추, 밤, 감, 배를 차리라는 ‘조율시이’를 말하고, 어떤 책에서는 홍동백서에 맞춰 대추는 동쪽, 밤은 서쪽에 차리라는 동조서율(東棗西栗)을 이야기 한다.
어느 집이나 다 있고, 누구나 다 지내야 하는 제사며 장례지만 어렵지 않고, 헷갈리지 않는다고 하면 그게 이상할 만큼 우왕좌왕, 횡설수설하는 게 상장례(喪葬禮)의 현실이니 어른들은 물론 젊은 세대들이 헷갈려 하거나 기피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자연스런 세태일지도 모른다.
이유도 모르고, 기준은 애매하고, 여기서 보면 이렇고 저기서 보면 저렇고, 이 책은 이렇게 설명하고 저 책은 저렇게 설명되어 있다. 어른이라도 만나 ‘왜’냐고 물었을 때 명쾌한 답변이나 설명보다는 알쏭달쏭한 설명으로 뭉뚱그리기 일쑤니 헷갈리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상장례나 제상 차리기가 시험문제에 나오는 것도 아니고, 밥을 먹고 사는데 꼭 알아야 할 사회적 수단도 아니니 점점 의미가 가벼워지며 때와 장소, 사람에 따라 질서가 혼란해지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