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상윤 님 영정.
임현철
참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그냥 살면 되는데도 그게 쉽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이란 작은 땅덩어리에서 편을 나누어 '내 편이네 네 편이네' 싸우는 모습에서 더욱 살기 힘든 세상임을 실감합니다.
이상윤(45), 지금은 고인이 된 그도 아마 그랬을 것입니다.
‘삶’은 도대체 무엇일까? 우리는 시작과 끝이 분명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저 살면서 일어난 일과 하는 일 등의 생활을 삶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진실로 삶, 그 자체에 대해서는 잘 모르면서 질 좋은,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세상으로의 여행은 ‘내가 이미 아는 곳’이란 생각을 한다면 그 의미가 쇠퇴할 것입니다. 처음 온 여행지처럼 부딪치며, 느끼고, 가슴에 새기면서, 삶을 돌이키다 귀가하는 것인가 봅니다. 그리하여 세상과 당당히 맞서 싸우는 힘의 원천이 되는, 이런 게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선거 정국에서 호남인이 민주당 아니면 버티기(?) 어려운 현실처럼, 영남인이 한나라당 아니면 이방인 취급받는 세상에서 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혹은, 이런 현실을 즐기며 살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상윤, 그도 아마 그랬을 것입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 막바지에 대체로 호남은 "범여권이 뭉쳐야 민주세력이 산다"는 의견이고, 영남은 "정동영 후보로의 단일화는 운동 자체의 몰락"이란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상윤, 그도 이 사이에서 어떤 의견을 따라야 할지 고민했을 것입니다. 그 결정은 이제 '살아남은 자'들의 몫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