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을 기만하여 정권유지를 위해 만든 평화의 댐.
이규봉
'평화의 댐 사업내용'이라는 표지석에는 그 목적이 "평화의 댐 상류지역에 급격한 홍수사태 발생 시 북한강 수계 댐의 안정성 확보 및 하류지역의 홍수피해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적혀 있으며, 추진 경위에 "1986. 10. 21 북한 금강산발전소 착공 발표, 1986. 11. 26 정부 대응 댐 개념으로 평화의 댐 건설계획 발표"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미 전두환 정권이 정통성을 상실하고 평화의 댐이 정권유지 차원에서 조작되어 시민을 기만하여 세워졌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2005년 말에 세워진 이 표지석에는 그들이 국민을 기만한 주장 그대로 목적에 적혀있으니 이 비석을 세운 관련자들의 역사의식을 엿볼 수 있다.
어차피 세워진 댐을 다시 허물 수는 없지만, 당시 전두환 정권이 어떻게 시민을 기만하여 이 댐을 조성하였는지에 대한 진실이 담긴 조형물을 설치하여 이러한 일이 후대에 다시는 발생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평화의 댐'을 지나 2㎞ 정도 더 내려가자 다시 오르막이 기다린다. 5㎞ 정도를 꾸준히 올라가니 국토지리정보원이 세운 수준점에 해발 474m라고 적혀있는 오천터널이 나온다. 1298m나 되는 터널을 지나 8㎞를 내려가니 또 오르막이다.
이번에는 15㎞를 따라 올라가니 해발 600m 지점에 도고터널이 나온다. 도고터널을 지나자 잠시 후 31번 국도로 갈라진다. 해안면 방향으로 가다 광치령 이정표를 보며 따라가니 급한 경사의 오르막이 또 나온다.
한 3㎞를 오르니 마지막 고개 광치터널이 나온다. 15㎞ 정도를 줄곧 내려가면서 인제군 북면 원통리에 들어서니 5시쯤 되었다. 강원도에 전입신고나 하듯 높은 고개 4개를 넘은 이번 구간이 우리나라 한 바퀴 도는 여행의 전 구간을 걸쳐 가장 힘들었던 구간으로 생각된다.
고개 넘어 또 고개, 터널 지나 또 터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