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다리. 이 다리는 영국이 남쪽에서 북쪽까지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종단하려는 의도로 계획된 케이프-카이로 철도 건설사업의 일환으로 세워진 것이다. 잠비아와 짐바브웨 사이를 오가는 기차와 자동차는 물론 걸어서도 국경을 넘을 수 있다.
조수영
다리의 가운데쯤에는 잠베지 계곡으로 떨어지는 번지점프를 하는 곳이 있다. 왼쪽으로는 절벽 아래 구불구불한 협곡 사이로 잠베지강이 흐르고, 오른쪽으로는 빅토리아 폭포가 굉음을 내며 떨어지고 있는 다리 한가운데서 아찔한 점프를 준비하고 있었다.
짐바브웨 이민국의 분위기는 마치 매표소 같은 느낌이다. 30불의 비자비를 걷는 데만 관심이 있지 얼굴도 보지 않고 도장을 찍어준다. 20년 전만 해도 짐바브웨는 한국 여권으로는 입국이 불가능했었다고 한다. 짐바브웨의 장기 집권자 무가베가 김일성의 친구였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친했는지 80년대에 북한은 106명의 요원을 이곳에 파견해 무가베의 관저를 경호하는 군인들을 훈련시킬 정도였다. 블라와요에서 만난 어떤 사람은 내가 코리아에서 왔다고 했더니 무가베와 김일성은 친한 친구라고 하면서 짐바브웨에 코리아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아마도 나를 북한에서 온 사람으로 생각했었나 보다.
짐바브웨 쪽 빅토리아 폭포를 보기로 했다. 잠비아 쪽에서 이미 폭포를 봤으니 다시 볼 필요가 뭐 있겠나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잠비아 쪽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마을의 중심에서 20분여분만 걸으면 폭포의 입구가 나온다. 이젠 현지인처럼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간다. 어차피 택시비를 흥정하다 맘이 상하느니 이 방법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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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인 국립공원관리소는 갈대와 흙을 이용해서 소박하게 만들었다. 잠비아 쪽 폭포의 입장료는 10달러인데 비해 이곳은 두 배인 20달러나 된다. 6개로 나뉘어 떨어지는 폭포 중 5개가 짐바브웨 쪽에서 볼 수 있으니 그런가 보다.
매표소 안쪽은 우거진 열대림 사이로 샛길이 이어진다. 다가갈수록 점점 커지는 굉음으로 가슴마저 쿵쿵거린다. 오른쪽으로 엄청난 굉음이 들리면서 잠비아 쪽에서도 보았던, 폭포를 바라보는 리빙스턴 동상이 서 있다. 식민지 시절에 세워진 것이라 하는데 왜 아직까지 없애지 않았는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