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자루칼. 후기의 것으로 장식이 기존에 비해 세세하게 되어 있으며 손잡이와 자루 끝 부분이 따로 제작됐음을 알 수 있다.
송영대
한국의 칼은 선사시대를 지나 역사시대로 가면서 변하게 된다. 청동검에서 철검 혹은 철제 칼로 바뀌는데, 그렇게 됨으로 인해 형태도 변화한다.
동병철검은 그 과도기에 있으며 그 이후부터는 짧은 철검이 다수 출토된다. 그리고 이들은 점차 그 크기가 크고 길어지며 검 외에 칼이 등장한다. 또 칼자루의 끝에 고리가 생긴 것들도 보인다. 이런 방식은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이 칼을 정점으로 하여 한국의 칼은 발달하게 되고 일본에도 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환두대도? 고리자루칼?이를 가지고 고고학에서는 환두대도(環頭大刀)라고 부른다. 그리고 최근 들어선 고고학 용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한글표기를 많이 쓰는데 환두대도는 '고리자루칼', '둥근고리큰칼' 등으로 부른다. 이는 한문을 그대로 풀어 쓴 것이며 이중에서도 고리자루칼이라는 용어가 더 많이 쓰인다.
하지만 이 환두대도라는 용어가 과연 문제 없는 용어일까? 이름 그대로 풀이해보자. '환두(環頭)'는 '고리 머리'라는 뜻이다. 이는 칼자루의 끝을 머리라 보고 거기에 고리가 붙어 있다는 데에서 붙은 이름이다. 그리고 '대도(大刀)'라는 말은 말 그대로 큰 칼이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의문이 든다. 과연 그 당시의 칼들이 클까? 당시의 칼들은 그 크기가 1m를 좌우한 것으로서 사실상 1m를 넘는 것은 많지 않다. 그리고 1m를 넘는 칼은 자루에 고리가 없는, 그런 것들이 많이 보인다. 대표적으로 고창 장곡리에서 출토된 것과 함평 신덕고분의 것이 그것이다.
칼 중에서는 그 크기가 180㎝를 넘는 것들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순신장군이 쓰던 장검의 경우 197㎝나 되며, 중국의 쌍수장검, 일본의 야태도도 180㎝가 넘는 것들이었다. 이는 서양의 투핸드소드나 츠바이한더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도검에 비해서는 결코 당시의 칼들이 크다고 하기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중국에서는 언월도나 미첨도 같은 무기를 대도라고 부른다. 이는 앞서 말한 고리자루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며 그 사용방식도 다르다. 이들은 곡도(曲刀), 즉 휘어진 날을 가진 칼의 자루를 길게 만든 것으로써, 내려쳐서 베는 식의 공격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