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스러운 검찰의 'BBK 수사'

[주장] 정치적 고려없이 수사하고 진실에 입각한 수사발표가 이루어져야

등록 2007.12.04 10:02수정 2007.12.0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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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달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3일 "1주일 전에 좀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정상명 전 검찰총장이 중요한 인사와 식사를 하면서 '검찰이 지지율 1등으로 나오는 후보를 기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며 검찰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는 말이 들리고  정대철 대통합민주신당 상임고문은 “검찰이 정치적 판단과 타협을 모색하고 있다는 우려가 들린다”며 ‘성역없는 진실 규명’을 주문했다는 말도 들린다.

 

한편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신당이 검토 중인 ‘BBK 특검’ 카드에 대해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들어선 안된다”며 국회 법안 상정을 막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모두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의문을 표하거나 검찰의 정치적 판단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발언이다. 검찰이 진실만을 위해 수사를 진행해야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서 수사를 하면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밖에 없다. 삼성으로부터 금품뇌물 수수에 대한 의혹으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검찰이 이번에 ‘BBK 사건 수사’에서 정치적인 수사를 할 경우 회복할 수 없는 불신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특히, 장영달 민주신당 의원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검찰총장의 정치권 눈치보기가 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현역 대통령이라도 혐의가 있으면 당연히 수사를 철저히 해서 기소해야 하는 것이 사법정의가 아닌가. 그런데도 지지율 1등 후보라는 이유만으로 정치적 수사를 하고 소극적인 수사발표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할 수 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으로부터 삼성 뇌물 수수 대상자로 지목받은 임채진 검찰총장은 그러한 불명예와 의혹을 벗기 위해서라도 ‘BBK 수사’를 제대로 해 결과를 가감없이 발표해야 한다. 정치적 고려나 눈치보기 수사는 검찰조직의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비정치적 판단과 의혹없는 수사만이 검찰의 존재를 더욱 가치있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초기부터 정치권의 눈치를 많이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혀 다른 주장을 하는 김경준과 이명박 후보의 ‘BBK 사건’은 쌍방의 대질신문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검찰은 대질신문은커녕 이명박 후보에 대한 소환수사도 하지 않고 서면수사로 대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검찰의 연약한 수사의지와 정치적 고려가 컸음을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대질신문을 통해 간단하게 해결 문제를 주변 인물들의 주장으로 짜깁기하려는 검찰의 의도가 드러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리고 ‘BBK 사건’의 경우 정치적 연관성이 매우 높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아예 수사에 착수를 하지 말든지 아니면 제대로 수사를 하던가 해야 한다. 정치적 부담이 크다고 어물쩍 넘어가는 수사는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고 면죄부를 주기 위한 통과의례로 비춰질 수도 있다.

 

결국 정치성을 배제하기 위해 소극적인 수사를 진행했다면 이는 더 정치적인 고려를 염두에 둔 검찰수사로 국민들에게 비춰질 것이다. 진실이 무엇이든지간에 명명백백하게 수사를 하는 것이 검찰의 의무이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다.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진실을 국민들은 기다리고 있다.

2007.12.04 10:02ⓒ 2007 OhmyNews
#BBK 사건 #이명박 후보 #김경준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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