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회전이 된다는 거야 안 된다는 거야?

도로안내표지판과 신호체계 달라 사고 위험성 높아

등록 2007.11.30 20:44수정 2007.12.0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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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차를 타고 광주 시내를 지나던 중 사고가 날 뻔 했다. 문제가 된 곳은 금남로에서 구성로가 만나는 지점으로 이 구간 전후에 있는 2개의 도로안내 표지판과 200M 전방의 교통신호체계가 달랐기 때문이었다.

a 표지판 200M전방의 구성로에서 문화전당역으로 직진, 동부소방서는 왼쪽 구동체육관은 오른쪽 방향임을 안내하고 있다.

표지판 200M전방의 구성로에서 문화전당역으로 직진, 동부소방서는 왼쪽 구동체육관은 오른쪽 방향임을 안내하고 있다. ⓒ 서유정


표지판 안내에 따라 금남로 5가역에서 동부소방서 방향으로 진행해 봤다.

a 표지판과 다른 좌회전금지 왼쪽의 도로안내 표지판에 왼쪽 동부소방서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오른쪽의 신호등에는 좌회전 금지가 표시되어 있다.

표지판과 다른 좌회전금지 왼쪽의 도로안내 표지판에 왼쪽 동부소방서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오른쪽의 신호등에는 좌회전 금지가 표시되어 있다. ⓒ 서유정


좌측 동부소방서로 진입하기 위해 1차선에서 '깜빡이'를 켜고 가던 중 바로 눈앞에 신호등과 함께 좌회전금지 표시를 보고 급하게 차의 핸들을 꺾는다. 혹시 잘못 본 것은 아닐까 싶어 한 바퀴 돌아 표지판이 있던 곳으로 다시 찾아가 봤다.

분명히 첫번째 도로안내표지판과 같은 내용의 두번째 도로 안내 표지판이 '왼쪽 방향 동부소방서, 직진 문화의 전당, 오른쪽 구동체육관'으로 운전자들을 안내하고 있는데 왜 신호등에는 좌회전 금지 표시가 되어 있을까?

신호체계가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도로 안내 표지판이 잘못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노면에 표시된 방향을 살펴봤다.

a 신호등 앞 노면표시 1,2차선은 직진방향으로 노면표시가 되어있다.

신호등 앞 노면표시 1,2차선은 직진방향으로 노면표시가 되어있다. ⓒ 서유정


좌회전 금지가 표시된 신호등 앞의 노면에는 1차선과 2차선 모두 직진표시가 되어 있다. 그렇다면 일단 이 곳은 좌회전이 금지되어 있는 곳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신호체계와 도로 안내 표지판 내용이 달라 운전자들에게 혼란을 주기 때문에 둘 중의 하나는 바뀌어야 할 것이다.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법을 알고 싶어 전남지방경찰청을 찾아가 봤다.


- 좌회전이 되는 구역인가? 안된다면 어떤 이유 때문인가?
"교통의 원활한 흐름 위해 동부소방서 방향으로 좌회전이 금지되어 있다."

- 금남로에 설치된 도로 안내표지판이 200M전방의 신호체계 및 좌회전 금지표시와 다르다. 
"도로 안내표지판은 운전자들뿐만 아니라 보행자들도 보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던 표지판은 좌측 방향에 동부 소방서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또한 이 표지판은 시청에서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담당 부서가 아닌 우리가 처리하기 어렵다."


- 그럼 표지판에 동부소방서 방향으로 좌회전 금지 표시만이라도 할 수 없느냐?
"'X'표시는 도로가 끊기거나 막혀있을 때, 진행이 불가능할 때만 가능하며 또한 시청에서 관리하는 표지판에 우리가 임의로 표시를 할 수가 없다."

표지판 담당 부서인 시청 도로시설관리과로 연락을 해 봤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도로안내표지판 설치 및 관리는 시청에서 하지만 문제가 된 곳의 표지판은 좌회전 금지 이전에 설치된 것이다. 나중에 어떠한 이유로 경찰청에서 좌회전 신호를 금지했기 때문에 신호등의 좌회전 금지 표시뿐만이 표지판에도 좌회전 금지를 표시해야 한다. 그 쪽 예산에서 처리해야 할 부분"이라며 일축했다.

표지판 설치 및 관리는 본인들의 업무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표지판을 만든 이후에 신호체계를 바꾼 경찰청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경찰청에 문의 할 것을 요청하는 시청관계자의 말에 다시 경찰청에 연락을 했다.

본인의 계속되는 시정 요구에 마지못해 "시청 관계자 측에 연락을 하겠다"는 미지근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는데, 경찰청의 예산에서 처리해야 할 문제라며 표지판의 수정을 거부했던 시청에서 과연 수정을 할지는 의문이다.

평소에 통행량이 많은 광주시내 중심가에 하나도 아니고 두 개의 도로 안내 표지판이 잘못된 방향으로 운전자들을 안내하는데도 시민의 눈과 지팡이가 되어 주어야 할 시청과 경찰청의 공무원들이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은 민원을 제보했던 시민의 입장에서 답답하게만 보였다. 두 부서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동안 애꿎은 시민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
#금남로 #동부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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