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성문 의원 "탈당사태, 이명박 후보 자초한 일"

이회창 지지 선언... 한나라당 원내외 탈당 러시 예고

등록 2007.11.29 11:03수정 2007.11.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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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9일 오후 4시 20분]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곽성문 의원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및 이회창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곽성문 의원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및 이회창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유성호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곽성문 의원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및 이회창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이명박 후보에게 역사관이나 철학이 있습니까? 태극기,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 사회정의에 대한 인식이 있습니까?"


곽성문 의원은 이같은 질문을 던지며 4년간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떠났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에 대해 "헌법정신과 사회정의에 대한 인식이 없다"고 비판하면서 함께 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


곽 의원은 29일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울타리였던 한나라당을 떠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2~3일 고민하느라 입술이 부르텄다"고 말하는 그의 뒤에는 기자회견 내내 박근혜 전 대표 지지자들의 모임인 '파랑새' 회원 10여명이 서있었다. 한나라당 밖의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면서 당 안의 세력을 등에 업은 모습이다.


"박 전 대표와 가까운 동료 의원들과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곽 의원은 "다른 의원들의 신상에 대한 문제라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하면서도 "최소한 몇 분이 있고, 다음주 정치 상황에 따라서 몇 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 의원은 추가 탈당 가능성에 대해 "1년 넘게 동고동락한 의원들"이라며 "눈빛만 봐도 (속내를) 알 수 있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한나라당 의원들, 줄서서 이명박만 따라가"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곽성문 의원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및 이회창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곽성문 의원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및 이회창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유성호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곽성문 의원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및 이회창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유성호

곽 의원은 이어 "탈당까지 이르게 된 이번 사태는 이명박 후보가 자초한 일"이라며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다.


곽 의원은 "탈당에 대해 '경선 불복'이라고 비난해도 달게 받아 들이겠다"며 "다만 경선 이후 이 후보에 대한 의혹들이 계속 터지고 특히 다음 주 예정된 BBK 사건의 수사 결과 발표가 국민들에게 불신과 불안을 주는 클라이막스가 될 것"이라고 이 후보를 비난했다.


곽 의원은 탈당 시기에 대해 "27일부터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됐는데 (경선 결과를) 수용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 후보를 위해 선거 운동을 할 수 없었다"며 "마냥 미룰 수가 없어서 가능한 빨리 태도를 밝히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곽 의원은 "이명박 후보로는 분명 (대선에서) 안 되는데,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해야지 않겠느냐"며 "그런데 100여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아무도 말씀을 안 하신다, 그냥 줄서서 따라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곽 의원은 경선 당시 박 전 대표쪽에서 대구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을 맡았다. 당시 곽 의원은 상대 후보인 이 후보에 대해 "8000억대 재산을 은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가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된 바 있다.


곽 의원의 탈당이 '물 건너간 공천 때문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곽 의원은 이에 대해 "내년 총선의 공천권에 전혀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정치 초심으로 돌아가서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다'고 말하겠다"면서 "28년 언론인 생활을 하면서 남의 목소리를 대변했지만, 이제는 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을 떠나는 것이 얼마나 참담한 심정인 줄 아느냐"며 "울타리, 특권이 없어지고 기득권을 줘야 한다"고 절박한 처지를 강조했다.


"창풍, 대구에서부터 불어올 것"


곽 의원은 또 "이회창 후보쪽으로 보수의 세력이 결집하는 것을 두고 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곽 의원은 "저쪽(이회창 캠프)은 조직이 허술하니까 (가서) 할 일이 많지 않겠느냐"며 "지역구가 대구 중·남구인데 그곳에 선대본부를 꾸려서 바람을 일으키겠다, '이회창 바람'이 대구에서부터 불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을 만들어서 10년간 장기 존속하는 보수정당을 이끌었다"며 "그동안 보수의 이념과 정체성을 충분히 대변했다"고 평가했다.


곽 의원은 그러나 대선자금 '차떼기' 등을 의식한 듯 "몇 가지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지만 본인이 사과했고, 이미 대통령 후보 등록을 마쳤고 25% 지지율이 나왔다"며 "대선이 20일 남은 시점에서 보수 세력으로의 정권 교체가 절실한 시기에 이 후보가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이흥주 홍보팀장이나 강삼재 전략기획팀장 등 책임있는 분들과 전혀 교감은 없었다"며 "오늘 사무실을 찾아가면, 문을 열어주고 일할 자리를 만들어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당분간 한나라당에 계시고 나는 (당) 바깥에 있을 것"이라며 "자주 못 볼 수도 있지만 언젠가 일을 하게 되면 달려가겠다"고 재회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오전 곽 의원은 충남 옥천에서 열린 육영수씨(박정희 전 대통령 부인) 추모제에 참석해 박 전 대표를 만났다. 이에 앞서 박 전 대표는 곽 의원과의 전화통화에서 탈당을 여러 차례 만류했지만, 곽 의원은 이를 결심을 바꾸지 않았다.


두 사람이 만난 현장에서 박 전 대표는 "다시 생각해 보실 생각이 없으시냐"고 물었고, 이에 곽 의원은 "결심대로 하겠다"고 짧은 대화가 오갔다.


한편 곽 의원의 탈당에 대해 한나라당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곽 의원 개인 사정에 의한 결정일 뿐 추가 탈당은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1신 : 29일 오전 11시]

 

"이명박 후보로는 안된다, 최선 아니면 차선 선택해야"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곽성문 의원이 29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한다. 곽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무소속 이회창 후보 캠프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곽 의원은 이날 "현재의 이명박 대통령후보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택해야 한다"고 탈당의 배경을 밝혔다.

 

곽 의원의 탈당에 앞서 유석춘·이상돈·전원책 등 보수논객 3인방과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이 이회창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

 

이에 곽 의원의 결정이 '원내 의원들의 탈당의 첫 단추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또한 내주 검찰의 BBK 사건 관련 수사 결과가 탈당 분위기를 주도할 주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탈당 곽성문 의원 "최선 아니면 차선 택해야"


곽 의원은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후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안 되면 안 된다'고 외치고 목소리를 내야 할 때는 내겠다"며 "내년 (총선에) 의원 배지를 달 욕심을 낸다면 탈당 의사를 접을 수 있겠지만 그런 욕심을 버렸다"고 탈당의 배경을 밝혔다.


곽 의원은 이 후보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각종 위법과 탈법 사실만 봐도 자격이 없다"며 "지난 5·31 지방선거 때 음주운전 세 번에 벌금을 문 사람들은 공천도 주지 않았다. 그런데 왜 그 잣대가 대통령후보에게는 다르게 적용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곽 의원의 탈당 결심은 확고해 보인다. 전날(28일) 일부 동료 의원들이 곽 의원을 한 시간 반 동안 설득했지만 그의 결정은 변하지 않았다. 이미 29일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열 기자회견 준비도 마친 상황이었다.


곽 의원은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동료 의원들은) 아직 탈당 의사가 없는 것 같다"며 "그러나 다음 주 상황을 보면 변수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BBK 사건에 관한 검찰의 수사 결과를 염두에 둔 말이다.


곽 의원은 이회창 후보 지지로 돌아선 데 대해 "보수세력의 일원으로서, 어찌됐건 집권을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며 "대안이 한 분 계시니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어제 유정복 의원(전 박근혜 대표 비서실장)이 전화를 해 박 전 대표가 '걱정을 많이 하신다'는 말씀을 전해 들었다"고 덧붙였다. 곽 의원은 보좌진에게 기자회견 준비를 맡긴 채 이날 오전 박 전 대표가 참여할 예정인 육영수씨 추모제(충북 옥천) 참석차 자가용으로 이동해 박 전 대표를 만났다.

 

먼 길을 달려온 노정에 견주면 두 사람이 만난 시간은 무척 짧았다. 곽 의원은 박 전 대표와 악수하면서 먼저 "죄송합니다"라고 말을 꺼냈다. 그러자 박 전 대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없겠습니까"라고 탈당을 만류했으나, 곽 의원은 "결심한 대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발길을 돌렸다.

대거 탈당으로 이어질까...보수논객 3인방도 이회창 지지 선언 


곽 의원의 결정이 한나라당 내 '탈당 러시'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 한나라당은 "일단 기자회견을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나경원 대변인은 "(대거 탈당을 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당 차원에서는 '안타깝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오전 열린 회의에서는 곽 의원이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 안팎으로 탈당 기류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장을 지낸 유석춘 교수(연세대 사회학과)는 이회창 후보 선대위에 합류해 정무특보로 활동중이다. 

 

뿐만 아니라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공보팀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도 이회창 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미 이회창 캠프에는 박 캠프의 메시지팀에서 일했던 나기환씨가 들어와 역시 메시지팀 업무를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도 지난 27일 이회창 지지 선언을 했다. 박사모의 대표 정광용씨는 이회창 캠프의 조직4팀장을 맡았다.

 

유 특보는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BBK 사건을 둘러싼 이명박 후보의 신뢰성, 불안함 등이 클리어되지 않고 더 강화될 것"이라며 "당내 의원이든 원외에 계신 분들이든 자연스럽게 이회창 후보쪽으로 넘어와서 (세력이) 역전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당내 일부 인사들은 이회창 후보 진영으로의 이동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명박 후보를 찍느니 차라리 투표하지 않겠다"는 불만을 터뜨리거나 "마음은 이미 이명박 후보를 떠났지만, 박 전 대표가 움직이지 않으니 몸만 당에 남았다"고 토로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쪽 의원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곽 의원의 탈당을 박 전 대표 캠프 전체와 연결짓는 것은 옳지 않다"며 확대 해석을 꺼렸다.


호재 잡은 여당... "이명박 후보,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편 여당은 한나라당의 심상치 않은 내부 분위기를 호재로 삼아서 "이명박 후보가 무너지는 전초전"이라고 비난했다.


김현미 대통합민주신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주요한 자리를 맡았던 분들이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며 "한나라당과 이 후보가 무너지는 일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곽 의원의 탈당 이후 일주일 이내 한나라당의 무너짐은 가속화될 것"이라며 "곽 의원은 탈당은 이 후보의 도덕성과 공인의식 부족으로 이미 예고됐던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곽 의원이 이 후보에 대해 '공인의식이나 지도자 자질이 없는 사람에게 벌거숭이 임금님이라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며 "그런데 한나라당만 집단 최면에 걸려 이 후보의 벌거벗은 몸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김 대변인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는 무너진 삼풍백화점과 같다"며 "국민과 함께 부패한 거짓말쟁이 후보의 침몰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이회창 #곽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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