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책 속 파스텔톤의 아기자기한 그림
김종신
분명 아는 이야기들이라 여겼던 동화들이 너무나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내가 알고 있는 그 동화가 맞는가 하는 의심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내겐 유치할 것이라고 여기고 도덕적인 교훈을 말해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거라 여겼던 동화가 오히려 내게 너무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선녀와 나무꾼>에선 사소한 실수 하나가 평생 후회할 일을 할 수도 있다는 것, <두꺼비 신랑>에선 사람은 외모가 아닌 내면을 봐야한다는 것을, <혹부리 영감>에선 헛 된 욕심에 대한 경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되새겨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동화를 만들어낸 당시 사람들의 그 놀라운 지혜에 감탄하게 된 것이 더 큰 수확이었습니다.
동화는 어쩌면 어른들이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기를 바라는 교육적인 의미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기 보다, 너무도 당연해서 말할 것도 없는 것들을 지키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더 의미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물질문명 속에 찌든 현대인들을 예견하고 우리에게 조상들이 남긴 엄청난 유산이 아닐까 합니다.
동화가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라구요? 그런 생각은 일단 접으시고, 편견도 접으시고, 마음을 텅 비워놓고 조용히 동화책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그럼 여러분이 알고있지만 삶의 편위를 위해,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기 위해 저 마음 한 구석에 자물쇠로 가둬 놓은 보석같은 것들이, 열쇠가 된 동화책에 의해 풀려나 여러분의 가슴을 보석으로 채울 지 모를 일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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