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들녘의 억새밭호반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섬진강의 억새밭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모형숙
감동이 없는 삶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김용택 시인은 로댕의 글귀를 한 구절 읊어주었다.
“로댕이 그랬죠. ‘사랑하고, 감동하고, 희구하고, 전율하며 사는 것’ 감동은 새로운 것이며 힘의 원천이고 창조적인 삶을 이끄는, 그래서 희구와 감동을 통해 전율하며 살고자 합니다.”
21살에 교사생활을 시작하면서 소설을 보게 되고 읽다보니 다른 책에 관심이 갔다. 역사, 사회, 철학, 사상을 알게 되고 그러다보니 독서를 통해 살아왔던 세상과 살고 있는 세상을 알아갔다. 자신과 농사짓는 사람들의 일생을 알게 되고 자연의 장엄함을, 인간다운 삶의 모습이 보였고 이런 과정에서 시라는 의미가 다가왔다.
“독서를 통해 세상이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읽다보니 생각이 많아져서 주체하지 못해 정리하고,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글이 무엇인지, 나와 관계있다는 것이 논리적인 글이 되고 삶이 되더군요. 글을 쓰면서 생각이 높아지고 자세히 알아지고 많은 생각을 주체하지 못해 쓰고 반복하게 되고 그렇게 15~16년을 지내다 보니 저도 모르게 시를 쓰고 있었습니다. 소설이나 평론이 아니고 시가 맞았습니다. 그때는 잘 몰랐는데 그냥 시가 써졌습니다.”
21살 때부터 책을 읽고 82년에 문단에 등단했다. 시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무엇이 되려고도 안했다. 어떻게 인생을 잘 가꾸어 가는 게 중요하지 서울에 사는 게, 미국에 사는 게, 대학을 나오는 게, 많이 아는 게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의 삶을 복되게 가꾸어 가는 게 그에게는 중요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