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목 소나무궁리의 분재를 닮은 당산목 소나무
변종만
밥 도둑놈 따로 없다. 굴을 발효시킨 어리굴젓만 있으면 밥 한 그릇 비우는 건 금방이다. 어리굴젓은 쌀밥에 부족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쌀밥과 찰떡궁합을 이루는 음식이다.
안면도로 들어가는 길목인 서산AㆍB지구방조제 사이에 어리굴젓으로 유명한 간월도가 있다. 간월도 가기 바로 전에 만나는 홍성군 서부면 궁리의 당산목 소나무가 여행길을 즐겁게 한다. 수령 오래된 이 소나무는 잘생긴 분재를 닮았는데 간척사업 전까지만 해도 소나무 바로 밑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음력 정월에 풍어제를 지내던 당산목이다.
A지구 방조제 중간쯤의 간월도는 서산시 부석면 천수만 안에 있던 섬이다. 천수만의 어업근거지였지만 섬의 대부분이 방조제에 편입되면서 갯마을의 탈을 벗고 육지와 연결되었다. 그래도 작은 어항, 줄지어 늘어선 횟집, 어리굴젓을 파는 가게, 넓은 갯벌이 옛 명성을 짐작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