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사 단풍의 보물창고, 모악산 등산로 입구.천왕문 곁으로 난 모악산 오르는 길은 빨간 단풍으로 터널을 이루고 있다.
서부원
때가 늦은 듯싶어 주저한 소풍 길이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었습니다. 단풍 관광의 적기라며 가을 여행을 부추기는 뉴스가 신문과 방송에서 사라진 지 오래이지만, 이곳 금산사의 가을은 여전히 불타고 있었습니다.
서로 그다지 멀지 않은 지척이지만, 금산사가 기댄 모악산은 단풍철이면 발 디딜 틈조차 없을 만큼 관광객들로 들어차는 정읍 내장산에 견주면 훨씬 덜 붐빌 뿐더러 주말이 아닌 평일이면 낙엽 떨어지는 소리마저 크게 들릴 만큼 고즈넉하기까지 합니다.
내장산보다 지리적으로 더 위쪽이어서 단풍이 색 바랜 채 낙엽이 되어 바닥에 뒹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얼마 전 밀물처럼 몰려든 관광객이 썰물 빠지듯 빠져나간 ‘철 지난’ 내장산을 이미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비록 끝자락일망정 금산사의 가을은 절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