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백일섭 발언은 개인 돌출행동일 뿐"

이회창 후보 모독에 진화...본인도 "이명박 후보 지지 발언으로"

등록 2007.11.15 09:19수정 2007.11.1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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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5일 한나라당 대선 후보선출 제7차 합동연설회가 열린 전남 광주 구동실내체육관에 이명박 후보가 백일섭씨 등 지지자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8월 5일 한나라당 대선 후보선출 제7차 합동연설회가 열린 전남 광주 구동실내체육관에 이명박 후보가 백일섭씨 등 지지자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를 지지하는 탤런트 백일섭씨가 이회창 무소속 후보에게 한 '막말'에 대해 한나라당이 진화에 나섰다. 백씨도 "악의를 갖고 한 발언을 아니다"며 발언 하루만에 사과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오늘(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모 탤런트가 나와서 (이회창 후보에 대한) 이상한 소리를 했는데 그것은 당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모 탤런트는 백씨를 가리키는 것으로, 강 대표는 "한 개인의 돌출행동"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백씨는 현재 한나라당의 선대위 정책위원회 문화예술분야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강 대표는 "이같은 발언으로 이회창 전 총재의 마음이 상했다면 당으로서는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유감의 뜻을 나타내고, 앞으로 이런 일이 절대 없도록 단속을 잘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이회창 전 총재에 대해 비난할 경우에는 정책적인 것이나 '그 분이 나가는 방향이 정도가 아니다'는 비난을 해야 한다"며 "일부 충성분자들의 '김영삼 전 대통령(YS) 화형식'과 같이 당에 큰 누를 끼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YS 인형 화형식은 지난 1997년 대선 당시 경북 포항에서 열린 대선 필승 결의대회에서 있었던 일로, 이회창 당시 대통령 후보의 지지자들이 '김대중 비자금' 수사 중단을 지시한 YS의 인형을 불 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YS의 정권 말기에 있었던 일이지만, 이는 보수세력 분열의 결정적 계기가 됐고 결국 이회창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39만여표 차이로 패했다. 이처럼 백씨의 발언이 이번 대선에서도 보수 분열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판단에 강 대표가 '긴급 진화'에 나선 것이다.


백일섭 "이회창 후보를 직접 거론하지도 않았는데…"

한편 백씨 본인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악의를 가지고 한 말이 아닌데 일파만파로 커져서 난처하다"며 "이회창 후보를 직접 거론하며 한 이야기가 아니지만, 혹시라도 본인이나 지지자분들께서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리 원고를 준비했는데 앞에 연사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해서 즉흥적으로 말했다"며 "나를 좋아하는 팬들이 있는 것처럼 나도 이명박을 좋아해 지지발언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백씨는 지난 13일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이회창 출마 규탄대회 및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친구끼리 만나 같이 일을 하다가도 슬쩍 빠져버리면 뒈지게 맞는다"며 이회창 후보의 탈당 및 대선출마 행보를 비난했다. 

백씨는 "뒈지게 두드려 맞지, 배운 사람이 왜 그러는지 몰라"라며 "법관도 지내고 당 총재에 대통령 후보를 두 번이나 지낸 분이 그런 배신을 하면 되느냐, 밤거리 다니지 말아야지"라고 거침없는 막말을 쏟아냈다. 

이에 이회창 후보쪽 조용남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명박 후보쪽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한 사실은, 이 나라가 과연 법치국가인지를 의심하게 한다"며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즉각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회창 후보쪽 이흥주 홍보팀장은 오늘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중요한 것은 백씨의 이야기가 공당의 공식행사에서 일어났다는 점"이라며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이 팀장은 "백씨가 정치인도 아닌데, 왜 그런 무지막지한 용어를 써서 물의를 일으켰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아무리 공세를 하더라도 국민의 존경을 받는 국가 지도자를 폄훼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의 많은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은 이회창 총재와의 관계에서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부모와 자식 같은 관계"라며 "이런 현실이 인간적으로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이회창 #이명박 #백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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